[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2차 감염자와 딸, 설 함께 보내
7번 환자와 식사 두 자매는 ‘음성’
‘안전을 위하여 어린이집 출입을 제한하여 폐쇄합니다.’
31일 오전 충남 태안군 어린이집 현관문에는 이 같은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어린이집 창문마다 커튼이 쳐져 내부도 보이지 않았다. 현관에 있는 어린이 신발장은 비어 있었고 평소 어린이가 뛰어다녔던 놀이터도 조용했다. 전날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어린이집 교사가 우한 폐렴 확진 환자와 접촉해 10일까지 폐쇄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돌렸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교사 A 씨(29·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A 씨는 6번째 확진자인 B 씨(56)의 딸이다.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23∼27일 B 씨의 서울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B 씨는 3번 확진자인 C 씨(54)의 친구로 국내 첫 2차 감염자다.
A 씨는 설 연휴 이후인 지난달 28∼30일 어린이집에 출근했다. 어린이집에 따르면 이 기간 등원한 어린이는 모두 29명이다. A 씨는 만 2세반 교사로 11명을 담당한다. 한 학부모는 “만 2세 어린이를 3일간 하루 7시간 밀착해서 돌봤다. 울면 안아주고 대소변을 처리하는 등 가까이에서 접촉해 불안하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도 “아이가 A 씨가 출근한 3일 내내 등원했다. 마스크를 끼긴 했지만 걱정된다”고 말했다.
A 씨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과 3일간 함께 생활한 사실이 알려지자 태안군은 긴급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A 씨 부부를 즉시 격리 조치하고 잠복기가 끝나는 10일까지 능동감시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 수원시와 안양시의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는 20대 자매가 우한 폐렴 7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것이 확인돼 해당 어린이집이 휴원 조치됐다. 의왕시에 거주하는 자매는 7번째 확진자인 사촌오빠와 지난달 24일 식사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자매는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 음성으로 밝혀졌다.
확진자가 살고 있거나 다녀간 곳과 가까운 어린이집의 학부모도 2차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5번 확진자가 살고 있는 서울 중랑구의 집 인근 어린이집에는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겠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학부모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어린이 30%가 가정에서 보육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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