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도시봉쇄 등 비상조치를 총동원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는 더욱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감염 경로가 공기를 통한 에어로졸 감염, 대변-구강 감염 등으로 확대되면서 방역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 中지방 정부 “공기로 에어로졸 전파 위험”
동부 장쑤(江蘇)성 타이창(太倉)시 위생건강위원회는 1일 치과 진료를 잠정 중단하면서 “치과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비말(침방울)과 에어로졸이 공기 중으로 확산돼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장(浙江)성과 허난(河南)성, 하이난(海南) 성 등 지방 정부들도 “치과 진료에서 많은 비말과 에어로졸이 생겨 일반적인 방호 조치로는 바이러스 전파를 효과적으로 막기가 매우 어렵다”며 치과 진료 중단을 지시했다. 남부 윈난(雲南)성 리장(麗江)시와 허난성 난양(南陽)시 등 지방 정부들은 시민들에게 우한 폐렴의 전파력을 공개하면서 비말뿐 아니라 에어로졸도 주요 전파 경로라고 밝혔다.
중국 중앙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비말 전파와 접촉에 의한 전파만 거론하고 있으나 이미 상당수 지방 정부들이 공기를 통한 에어로졸 감염을 공식화한 것이다. 에어로졸은 환자의 침방울이 잘게 쪼개져 미세한 입자나 물방울이 된 상태로 공기 중을 떠다니는 것을 가리킨다. 에어로졸이 공기를 타고 확산되면 병원이나 사무실 등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와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연구진은 이날 우한 폐렴 확진 환자의 대소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한대 런민(人民)민병원과 중국 과학원 바이러스연구소는 확진 환자 대소변과 항문에서 바이러스의 핵산(核酸)을 발견했다며 “비밀 전파와 접촉 전파 외에 일정한 수준의 대변-구강 경로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대변-구강 감염은 환자의 대소변에 오염된 물, 음식, 손을 통한 감염이다.
우한 인근의 인구 750만 명 후베이성 황강시는 중국 전역 도시 가운데 우한을 제외한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제2의 우한’ 우려가 현실화되자 황강시 당국은 1일부터 “모든 가정은 이틀에 한 번씩만 가족 구성원 1명이 집에서 나와 생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며 사상 초유의 외출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저장성 원저우(溫州)시도 같은 조치를 시작했다.
후베이성 주변 성(省)들은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확진 환자 수가 수백 명 수준으로 폭증하고 있다. 광둥(廣東)성과 저장(浙江)성은 이미 600명을 넘어섰다. 수도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도 곧 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 일본서 “3차 감염” 우려 고조
필리핀에서 2일 중국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고, 스페인과 스웨덴에서는 1일 첫 번째 확진 환자가 나왔다. 스페인의 경우 카나리아제도 라고메라섬에서 한 집에 거주하는 5명이 동시서 신종 코로나 감염 의심 증세를 보여 입원 조사한 결과 이중 1명이 확진 환자로 판명됐다. 이들 5명 중 2명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독일인과 접촉했다. 지난달 24일 프랑스에서 유럽 최초로 3명의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독일, 핀란드,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등이 유럽 내 발병국은 8개국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8번째 신종 코로나 환자가 확인됐다. 미국 보건복지부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전세기를 타고 우한에서 일본으로 귀국한 일본인 중 추가로 3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NHK가 전했다. 이 중 40대 남성은 지난달 29일 귀국했을 때 실시한 검사에서 음성으로 파악됐으나 추가 검사에서 양성으로 바뀌었다. 추가검사에서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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