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봉은초가 3일 개학했다. 지난달 31일 개학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개학을 미뤘다.
오랜만에 등교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일부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마스크를 주면서 착용을 당부했다. 봉은초는 이날 200개의 마스크와 손세정제 5개를 준비했다.
또한 현관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 학생들의 상태를 파악했다. 한상윤 봉은초 교장은 “교문 앞에 설치하면 온도차 때문에 열 감지가 제대로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현관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면서 “만약 열 감지에서 체온이 높게 나타나면 따로 체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처럼 친구들과 만나는 학생들은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촬영을 나온 취재진을 향해 말을 걸고 인사를 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 학부모들의 얼굴을 마냥 밝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유충열씨(43)는 “불안하다. 아이에게는 손 깨끗하게 씻고, 마스크는 꼭 쓰고 다니라고 했다. 특히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조심하라고 일렀다”며 “개학을 미루는 것보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제한시키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6학년 자녀를 둔 최선희씨(47)는 “학교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 고맙다. 수업일수 때문에 개학을 했지만 문자 등을 통해 마스크나 위생 등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시켜줬다. 또한 문자를 통해서도 안내가 왔다”고 봉은초의 개학 연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가 있는 양모씨(49)는 “더 연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의 학부모들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학원도 현재는 보내지 않고 있다. 학원에서는 보내라고 하는데,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에게는 학교 내에서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당부했다. 학교에서 아이에게 마스크 벗지 말라고 교육해달라는 공지가 왔다. 또한 체온을 재고, 높으면 학교에 보내지 말라는 문자가 오기도 했다”며 “앞으로 졸업식이 있는데, 이것도 걱정이다. 꼭 재학생들도 가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 교장은 “확진자가 강남에 다녀가서 개학을 연기했다. 개학을 앞두고 가정에서 준비할 것과 학교에서 취할 조치 등에 대해 안내 문자를 보냈다”며 “학생들 등굣길에 열도 체크하고, 마스크도 나눠줬다. 또한 오전에 방송을 통해 훈화하고 보건 교사와 각 담임 교사 등을 통해 한 번 더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졸업과 입학식에 대해서 교사, 학부모들과 논의 중이고, 설문도 고려 중이다. 학부모들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왜 우리는 추억이 없어야 하나’라는 의견도 냈다. 행정적인 것과 교육적인 부분 모두 고려해야 될 것”이라며 “졸업식의 경우 교실에서 방송을 하거나, 한 곳에 모여도 학부모는 학생당 한 분씩 오는 방법, 또는 졸업생들만 참여하는 방법 등을 방안으로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오전 8시쯤부터 봉은초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거나 손세정제를 주면서 예방 활동 등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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