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공포가 커지면서 잘못된 정보가 범람하는 ‘정보감염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일일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정보가 지나치게 넘쳐나고 있다. 일부 정보는 정확하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WHO는 마치 바이러스가 퍼지듯 ‘정보감염증(infodemic)’이 확산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 확산(epidemic)을 합친 신조어다. 전염병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면서 전염병 퇴치를 어렵게 만들고 사회적 문제가 된다는 취지다.
실제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괴담, 부정확한 정보,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WHO는 사례로 ‘중국산 제품이나 우편을 통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소문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WHO는 ‘참기름이나 표백제가 신종코로나 감염을 막는다’는 소문도 근거가 없으며 되레 피부 손상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BBC는 ‘중국 정부가 생물학 무기를 개발하다 바이러스가 연구실에서 유출된 결과’라는 식의 소셜미디어(SNS) 속 가짜 뉴스가 수백만 명에게 확산된 것 등을 정보감염증의 사례로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커지다보니 기침 등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믿고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한 회사원은 시내 유명백화점에서 중국인과 접촉한 후 컨디션이 나쁘다는 이유로 휴가를 냈다. 신종 코로나는 특정한 증상이 없어도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가벼운 피로를 느끼는 것도 감염으로 생각해 외부와 단절하는 강박증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각국은 가짜 뉴스 확산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BS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패닉에 빠질 이유는 전혀 없다. 미국 내에선 위험도가 낮다”며 지나친 공포심으로 인한 괴담 차단에 나섰다.
중국에는 별도의 팩트체크 채널까지 생겼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영문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3일 “런민일보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 보건의료 사이트인 딩샹위안(丁香園) 등이 루머 퇴치를 위한 온라인 채널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런민일보는 지금까지 약 140가지 루머에 대응했다. 그중에는 코로나 맥주를 신종 코로나의 매개체로 의심해 이 맥주 환불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바이두채널에서는 ‘실외에서 일광욕을 하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는 루머 등이 소개됐다. 왕지쿤 화둥(華東)사범대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지나친 심리적 스트레스와 감염에 대한 불안으로 루머가 발생하고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대중에게 퍼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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