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원자력 시설을 감시·조사하는 권한을 법제화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최근 방사성물질 방출 사고를 포함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잇따른 사고로 주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최근 세슘137 등 인공방사성 핵종 유출의 근원지로 확인된 연구원 내부 자연 증발 시설의 사용 중지와 감시 강화를 연구원 측에 요구했다. 시는 자체적으로 지난달 23, 28일 두 차례 연구원 정문 앞 하천 토양 등지에서 시료를 채취해 조사를 벌인 데 이어 6일 연구원 주변 공동주택 밀집 지역 하천인 관평천 4개 지점에서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달 6일 확인된 연구원의 세슘 방출은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중간조사 결과 ‘인재’로 드러났다. 원안위에 따르면 세슘 방출은 시설에서 흘러나온 오염수 때문으로 조사됐다. 시설 운영자가 필터를 교체한 뒤 밸브 상태를 점검하지 않은 채 시설을 가동해 오염수가 바닥으로 넘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문 앞 하천 토양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세슘137 핵종의 방사능 농도가 최근 3년간 평균(kg당 0.432Bq)의 59배에 달하는 25.5Bq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정문에서 검출된 세슘의 농도를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최대 연간 0.014mSv(밀리시버트)로 인체와 환경에 영향이 없는 극미량”이라며 “그럼에도 세슘이 새로이 검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안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조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2018년 원안위 정기검사에서 핵연료 물질을 허가받지 않은 시설에서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5월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플루토늄, 감손 우라늄, 천연 우라늄, 토륨 등 핵연료 물질을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 보관하고, 방사성 의약품을 허가 없이 실험동물에게 주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는 연구원 측의 늑장 통보에도 유감을 표명했다. 연구원이 세슘이 유출된 사실을 6일 확인했는데 원안위에는 당일 구두로, 10일에는 서면으로 보고했지만 시에는 2주가 지난 20일 오후 5시에야 구두로 알렸기 때문이다. 시는 다음 달 7일까지 원자력 시설 사고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할 것을 연구원에 주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