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연일 신종코로나 현장행보…‘책임총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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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5일 0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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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번 주 예정된 기업 방문 등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차단을 위한 일정에 주력하고 있다.

총리가 현장 일선에서 정부 대응을 지휘하는 책임자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정부의 총력 대응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해 방역에 성공한다면 본인이 공언한 ‘책임 총리’로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5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소재한 신종코로나 진단시약 제조업체 ‘코젠바이오텍’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애초 경기 화성에 있는 5G 장비업체와 수출규제 대응 기업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행선지를 코젠바이오택으로 바꿨다. 코젠바이오텍은 전날(4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신종코로나 진단시약으로 승인받은 ‘PowerChekTM 2019-nCoV Real-time PCR Kit’을 제조하는 업체다.

기존 검사법(판 코로나 검사)은 민간에서 사용할 수 없어 그간 검체를 충북 오송에 있는 질병관리본부로 이송한 뒤 검사를 해야 해(2단계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24시간 정도 걸렸다. 새 진단시약을 이용한 진단검사법은 1단계 검사이면서 6시간 내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당국은 이 검사법이 확대 보급되면 접촉자를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총리는 코젠바이오텍을 방문해 신종코로나 사태 수습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을 정부를 대표해 격려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전날(4일)에도 소상공인 집적 지역을 방문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아산·진천의 우한 교민 격리시설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 정 총리는 통화에서 “남은 기간 건강관리에 특히 유의하면서 교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끝까지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고위 당정청 회의에 참석하고, 오는 6일엔 세종청사에서 열리는 확대 중수본 회의에 참석한다.

이같은 정 총리의 신종 코로나 관련 행보는 정 총리가 지난 2일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사고수수습본부장)이 책임자인 현재 대응체계와 별개로 총리가 직접 나서서 대응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는 ‘청와대가 국민 안전과 재난의 최종 컨트롤 타워’라고 강조했으나,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 대응 과정에서 여러 부처의 역할을 조정하고 메시지를 조율할 실질적 현장 지휘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진 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총리 중심의 비상한 내각 대응”을 주문하는 등 신종 코로나 대응에 있어 정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읽힌다.

정 총리는 설 연휴를 전후해서도 신종 코로나 방역과 대책을 위해 최일선에서 총력전을 폈다.

정 총리는 설연휴 첫날인 지난달 24일 두 번째 확진자가 나오자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고, 인천공항을 방문해 방역 상태를 확인하고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격려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7일에도 서울 보라매병원을 방문해 방역 실태를 점검하고 전문가들과 협의를 가졌다. 지난 1일엔 1339콜센터 현장방문과 장차관급과 실무진들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를 열었고, 2일에는 신종 코로라 대응 확대 중수본 회의를 실질적으로 주재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는 신종 코로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사실상 매일 대응 회의에 참석하거나 이를 직접 주관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월요일(내부간부 회의 및 주례회동), 화요일(국무회의), 목요일(현안조정회의)을 제외한 수요일과 금요일, 그리고 일요일에 확대 중수본회의에 참석해 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현안을 직접 챙겨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 총리가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한 현장 행보를 가속하면서 ‘현장 컨트롤 타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책임 총리’로서의 확실한 리더십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낙연 전 총리도 강원도 산불,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대규모 재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면서 리더십이 부각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발 즉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하고 발생 농장과 500m 이내에 있는 돼지를 살처분하라”고 지시하는 등 민첩하게 대응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에게 강원 산불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그랬듯이, 신종코로나 사태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정 총리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기업인 출신인 정 총리는 국회의원(6선), 장관, 국회의장, 여당 대표·원내대표, 총리까지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주요 직책은 다 경험했으나 대국민 인지도나 호감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정 총리로선 신종 코로나 대응이 총리로서 당연한 책무일 뿐 아니라 국가 지도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기회인 만큼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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