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들에 개강 시기를 4주 이내 범위에서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중국인 유학생이 대거 입국해 제한된 학교 공간에서 활동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앞으로는 중국 후베이(湖北)성뿐만 아니라 중국 전 지역에서 입국한 모든 유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14일간 등교를 중지시키기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모든 대학에 4주 이내 개강 연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유 부총리는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경희대 고려대 단국대 성균관대 우송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20개교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보건복지부 법무부 외교부 행정안전부와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 확대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결정했다.
대학마다 중국인 유학생 숫자 편차가 큰 만큼 모든 학교가 일률적으로 개강을 연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강 연기 기간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대학은 학사 일정을 현행법이 정하는 한도 내(2주 이내)에서 감축할 수 있고, 방학을 연기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1학점당 15시간의 이수 시간만 준수하면 된다. 원격 수업, 과제물 대체, 주말 보강 등도 수업으로 인정된다.
개강한 뒤에도 입국이 어려운 중국인 유학생을 위해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 관련 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는 일반대학의 온라인 수업은 총 학점의 20%를 넘길 수 없다. 또 대부분 학교가 학칙으로 신·편입생의 첫 학기 휴학을 금지하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가 이유인 경우 허가해주라고 권고했다. 자가 격리나 입국 지연으로 결석하면 출석으로 인정해주라는 권고고 내놓았다. 교육부는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마련해 대학에 보내기로 했다.
4일 기준으로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하고 입국해 등교가 중지된 중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 교직원만은 256개 대학에 117명이었다. 교육부는 3일 법무부로부터 14일 이내 중국 전역에서 입국한 외국인 유학생 수가 9582명이라고 통보받았다. 여기에 중국에서 입국한 한국 학생과 교직원까지 포함하면 관리 대상은 더 늘어난다.
이들은 2주 동안 업무배제 또는 등교 중지되고 집단 활동과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교육부는 “2회 정도 대학이 발열 여부를 모니터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만약 대학이 기숙사에서 자가 격리 대상자를 관리할 경우 방역이나 운영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학생들 동선을 감시할 권한이 없는 만큼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특히 하숙집이나 개별 숙소에서 머무는 경우 유학생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다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5일부터 유학비자를 소지한 모든 국적 학생과 교직원은 강화된 심사를 통해서만 입국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통과했다면 사실상 무증상자”라며 “격리라는 표현도 사실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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