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마트·백화점’ 23번 확진자 동선에 ‘집콕’ 시민 늘어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8일 13시 42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3번째 확진자(57·여·중국)가 서울 도심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주말 외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여행 계획이나 쇼핑 등 주말 외출 계획을 취소하거나, 애초에 나가지 않고 안전하게 집에서 주말을 보내겠다는 ‘집콕’(집에 콕 박힌) 족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에 따르면 주말 동안 집 밖에 나가지 않겠다고 글을 올리는 ‘집콕’ 선언 게시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 특성상, 자녀를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집 안에서 주말을 보내겠다고 선언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들은 VR(가상현실)이나 물감놀이 등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다양한 놀이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번 주말 아이들과 집에서 보낼 계획이라는 A씨는 “매주 주말 아이들과 박물관, 동물원 등을 다녔지만 지금은 어린이집 말고는 아이들을 내보내지 않는다”며 “아이들도 전염병에 걸리면 부모와 격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니 이해했다”고 말했다.

다른 부모 B씨도 “지금도 집에 보드게임이 많이 있지만 두 아이를 위해 또 하나를 주문했다”며 “아이 친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서 1박으로 놀다오려 했는데 단념했다”고도 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만 ‘집콕’하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권찬우씨(20)는 “이번 주말에는 집에서 주로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낼 거 같다”며 “대구에 놀러갈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이순하씨(60·여)는 “이번 주말에 등산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산에 가려 했는데 취소했다”며 “봄이 오는 3월에 초등학교 동창들이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못 갈 거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이렇듯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사례도 많아지면서 비행기 값은 바닥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기준 김포~제주 항공권 가격은 대부분 1만~2만원 사이에 머물러 있었다. 한 항공사의 경우 한시적으로 김포~제주 편도 항공권을 4000원에 판매하고 있기도 했다.

23번 환자가 백화점과 마트 등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진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시내 영화관과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은 대부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 로비에는 손님보다 일하는 직원 숫자가 많았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온 한 시민은 “아무래도 (영화관에) 나오는 게 불안하긴 했다”며 “영화관에 사람이 적어서 영화 상영 중에는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고 말했다.

해당 영화관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전에는 오전이라도 주말엔 사람이 많았다”며 “전에 오는 손님들의 반 정도만 와도 괜찮은 수준일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대형 쇼핑몰도 사정은 비슷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운 시간대였지만 식당가의 매장들은 대부분 좌석 절반을 채우지 못했다. 대기 손님을 위해 설치한 라인은 줄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평소에도 해당 쇼핑몰을 자주 찾는다는 김유진씨(50·여)는 “특히 오늘은 사람이 진짜 없는 것 같다”며 “보통 이 시간에는 주차장에 줄을 서서 들어와야 했는데 줄도 없고, 주차장에 자리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러 나왔다는 정이준씨(29)는 “(미리 잡은) 데이트만 아니었다면 불안해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어난 5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한산하다. 2020.2.5/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어난 5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한산하다. 2020.2.5/뉴스1 © News1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미나리광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7/뉴스1 © News1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미나리광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7/뉴스1 © News1

© 뉴스1

© 뉴스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