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다시” “어린이집 운영 중단”…25~27번 환자 거주지 시흥 불안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9일 21시 44분


“방역 다시해요! 같은 아파트 사는 다른 주민들은 죽으라는 겁니까?”

9일 오후 1시 30분 경기 시흥시 매화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은 한 60대 남성 입주민이 고함을 질렀다. 곧이어 마스크를 쓴 입주민 다섯 명이 사무소 유리문을 열고 뛰어들었다. 입주민들은 하나같이 “이 아파트 사는 할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게 맞느냐”고 물었다. 아파트 159개 가구와 관리사무소를 연결하는 전화기도 끊임없이 울렸다.

이 아파트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25~27번째 확진자로 판정된 A 씨(73·여) 일가족 3명이 사는 곳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오전 A 씨 집이 있는 층과 엘리베이터, 계단을 방역했다. 그런데 주민들이 “아파트 동 전체를 충분히 방역해 달라”며 항의하고 나섰다.

보건당국은 A 씨가 올 1월 31일 중국 광둥성에서 귀국한 아들 부부로부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를 옮았다고 보고 있다. 광둥성은 중국에서 후베이성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이다. 아직 가족 세 명의 구체적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다. 때문에 지역사회에선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이날 시흥 시내 곳곳에선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A 씨 가족이 바이러스 잠복기에 방문한 시흥시 은행동 대형슈퍼마켓은 이날 오후 방호복을 입은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건물 안을 소독했다.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차례 방문한 시흥시 한 종합병원 선별진료소도 당국의 방역대상에 포함됐다. 시흥시는 A 씨 집 인근 공중 화장실과 버스 정류장, 동 주민센터 등도 소독했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A 씨 일가족이 사는 아파트 반경 1.5㎞ 안 약국과 편의점에선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 매화동 한 편의점 사장인 B 씨는 “오전부터 찾아온 주민 여러 명이 마스크가 없어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고 했다. 매화동 한 아파트 주민 C 씨는 “주변 편의점과 약국은 마스크가 다 품절이라 다른 동네에 차를 몰고 가 겨우 사왔다”고 했다.

A 씨 일가족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지 않은 시설들도 이날 잇따라 휴업했다. 시흥시는 어린이집 465곳과 지역아동센터 50곳, 돌봄나눔센터 12곳 등 총 517곳 시설에 이달 16일까지 운영을 중단하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이 일가족이 어린이집을 오갔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업하라고 권고했다”고 했다. A 씨 집에서 800m 떨어진 매화고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내달 2일까지 휴교하겠다고 알렸다. 매화고는 10~13일 학생들을 등교시켜 ‘종업식’을 할 계획이었다가 행사를 취소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시흥=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20-02-09 22:43:47

    12월에서 1월 사이에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본인들이 좀 더 조심을 했어야 한다... 어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이렇게도 전혀 없을까 ? 중국 갔다왔으면 감염가능성을 고려하여,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고, 사람들 모이는데는 스스로가 절대 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 2020-02-10 02:45:59

    그러케 죽는것이 두려워 벌벌떠냐 떼놈의 전염병을 공포로 살아야하냐 어느정도 방역은 해야겟지만 전지역을 방역하라 새대가리냐 소대가리냐 전쟁 무서워 전쟁터 나가지 못하는 병사 같네 자신의 방역 해보며 살자 무한의 요구 보다는 얼빠진 삿또 현장 출장 꼬라지 봐라 현장골빠저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