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정부 신종 코로나 추가대책… 전세기에 중국인 가족도 태울듯
감염병 위기경보 ‘경계’ 유지… 中입국자 건강 모니터링 앱 도입
후베이성外 감염 추정 첫 사례에도… 中위험지역 입국제한 미뤄 논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과 관련해 입국제한 조치를 일단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9일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종료 이후의 중국 내 발병 상황을 지켜보면서 검토하겠다는 뜻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중국 내 위험 지역에 대해 추가 입국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의 후 이어진 브리핑에서 중수본 본부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입국제한 조치를 당장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입국제한 확대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했다”며 “현 상황이 잘 관리되고 있고, 지난 일주일간 실질적으로 중국인 입국이 현저하게 줄어서 상황이 급변하기 전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후베이(湖北)성 입국제한 조치 이후 하루 중국 입국자 수는 약 5200명(8일 기준)이다. 입국제한 조치 이전(하루 평균 1만3000명)에서 약 60% 줄었다. 4일부터 시작된 주요 입국제한 조치는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입국을 요청했지만 차단된 사례도 499건에 달했다.
그러나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26번, 27번 환자가 중국 광둥(廣東)성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후베이성 방문 여부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 확대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도 ‘심각’ 단계로 올리지 않고 현 ‘경계’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확진 환자들이 현재까지 정부 방역망 내에서 관리되고 있고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이 낮으며 △국내 의료 수준으로 대응이 가능한 점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태국, 싱가포르 등 제3국을 통한 신종 코로나 감염도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환자들의 제3국 방문력도 의료기관과 약국에 제공하기로 했다. 11일부터는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방문력이 제공된다. 13일부터 일본 홍콩, 17일부터 대만 말레이시아 마카오 여행력이 추가로 제공된다. 박 장관은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나고 있는 국가에 대한 감염병 정보를 제공해 우리 국민들이 단순 관광 목적의 여행을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등을 다녀온 국민 가운데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병한 경우 신종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들의 건강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12일부터 도입한다. 이 앱은 사용자들이 매일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입력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1339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지역사회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공공병원뿐 아니라 지역별 민간병원 현황을 파악해 현재 198개인 음압병상을 900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우한(武漢)에 남아 있는 교민들을 데려오기 위한 3차 임시 항공편을 투입한다. 중국 정부가 5일 중국 국적자의 탑승을 허가함에 따라 1, 2차 전세기에 탑승하지 못했던 교민들의 중국인 가족(부모, 배우자, 자녀)도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우한 총영사관이 파악 중인 교민은 230여 명이고, 9일 밤 12시까지 수요조사를 끝낼 것”이라며 “지금 추세로 보면 100여 명 정도 신청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머물 수용시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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