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체크 위해 체온계·열감지 센서 동원
'중국 갔다 왔나' 질문에 '아니오'만 통과
'면회금지', '출입 제한'…간병인 1명 제한
"오겠다는 사람 말린다…당연히 협조해"
"중국인 있는데 체온만 재서야"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 사망자가 1000명이 넘은 가운데, 병원도 출입객 통제에 나섰다. 코로나19가 병문안 문화도 바꾸고 있는 것이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다수의 병원들이 간병인 수와 면회객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병원 현관에서는 출입객 전원이 체온 검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 펼쳐졌다.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근 2주내 중국 방문 경험이 있나’,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적 있나’ 등을 묻는 문진표에 모두 ‘아니오’를 체크해야 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현관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병원 출입 전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문진표를 작성하신 후 출입이 가능하오니 필히 작성 후 우측 방향에서 확인하고 입장 도와드리겠습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건물 앞에서 만난 김모(17)씨는 “면회객을 제한한다고 해서 어머니만 들어갔다”며 “저는 이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지난달 26일부터 간병인 1인을 제외한 면회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병원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의 체온을 검사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소재 원자력병원 현관도 북적였다.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 환자와 간병인 등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검사를 받고 있었다. 원자력병원도 간병인 1명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열감지 센서를 통해 발열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원자력병원 앞에서 만난 진모(56)씨는 “원래 병원 오겠다고 했던 사람들한테 모두 못 오게 하고 있다”며 “병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데 당연히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진씨를 간병하고 있는 아들(21)은 “혼자 간병을 하려니 조금 부담스럽긴 한데 다른 환자들을 위해서 서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에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왔다고 밝힌 이화영(64)씨는 “아무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검사를 열심히 하니까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반면 여전히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같은 곳에서 만난 김모(41)씨는 “중국에서 오는 사람을 막지 않는데 발열만 체크한다고 하면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확진자 3명이 병원에 격리돼 있다”며 “저희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발열 체크 및 면회객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체온 검사를 통해 이상 증상이 확인되면 선별진료소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