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학 기숙사에 격리(안정화 조치)된 광주와 전남지역 중국인 유학생들이 비교적 차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 지역 대학들은 새학기를 맞아 입국을 앞 둔 유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방역 등 기숙사 시설 정비와 함께 방에서 시청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하면서 학생들이 2주간의 격리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대학 측은 환자를 상대로 하는 격리가 아닌 ‘안정화’ 조치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전남대는 현재 30여명의 유학생들이 기숙사에서 1인1실 생활을 하고 있다. 전남대 관계자는 유학생들 대부분이 스스로 외출을 하지 않고 방에서 공부를 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대 관계자는 “유학생들이 2인실을 혼자 사용하고 있고 학교 차원에서도 학비로 학생들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방에만 갇혀있어 답답할 수 있지만 특별한 불만없이 학교의 지침을 잘 따라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남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입국 대상자를 분류해 순차 입국하도록 조치했다.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비자만료 기한이 짧은 학생들을 우선 선별, 중국 유학생 150명이 입국하도록 했다. 이들은 입국 후 학교에서 제공하는 전세버스를 이용, 대학에 도착한 후 3단계의 안정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150명이 공항에서 면학관으로 이동한 후 2주간 2인1실에서 생활한다. 면학관은 대학 사정에 따라 커튼 등으로 2인실을 분리해 한 방에 2명이 생활하도록 했다.
이후 증상이 없는 학생들은 국제관으로 이동해 2주 동안 수업을 듣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최종적으로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학생들은 생활관으로 입사하게 되는 순서다.
식사는 기숙사에서 급식을 제공하고 층별로 시간을 나눠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한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면서 1명의 학생이 접촉하는 인원수를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주말은 도시락이 제공된다.
호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2주를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도록 프로그램 아이디를 짜고 있다. 대부분 노트북을 갖고 있지만 여분의 노트북도 준비하고 있다. 유학생들에게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배우는 게 크기 때문에 다양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동신대는 중국인 유학생 246명이 입국을 앞두고 있다. 다음주 1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할 예정인 가운데 대학 측은 기숙사 1개동을 코로나19에 대응한 전용숙소로 지정해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학생들의 외출은 모두 통제되며 식사도 학교에서 개별 지원한다. 학교 밖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 200여명은 2주 동안 자가격리 조치하고 매일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이 기간 이들의 학교출입을 전면통제한다.
대학 측은 나주시보건소의 협조를 받아 입소 전 발열체크 등을 진행하고 방역 등 관리에 집중할 예정이다.
광주와 전남지역 22개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은 3084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호남대 962명, 전남대 광주캠퍼스 722명 등 광주 11개 대학에 2551명, 전남대 여수캠퍼스 131명, 초당대 91명 등 전남 11개 대학에 533명이다.
앞서 광주와 전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대거 휴학으로 인한 학사 공백이 우려됐지만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잦아들면 휴학 문의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 우한과 후베이성에서 입국하는 학생들은 자동으로 휴학 처리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국가 유학생들은 의사를 반영해 최대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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