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병원 발빠른 대처로 29번 감염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7일 03시 00분


[코로나19 확산 비상]
심근경색 의심 환자 폐렴 확인… 격리조치후 진단검사 의뢰해
“의사가 메르스 경험해 선제조치”

고대안암병원. © 뉴스1
고대안암병원. © 뉴스1
15일 오후 4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노인 환자 한 명을 다급히 음압격리병상으로 옮겼다. 이날 낮 12시경 가슴이 불편하다며 응급실을 찾은 환자였다. 정밀검사 결과 심근경색이 의심됐던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상태였다.

그는 최근에 해외를 다녀온 적도 없고,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으며, 코로나19로 의심할 만한 증상도 뚜렷하지 않았다. 그나마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거쳐 29번 환자로 정부의 관리 대상에 들어오게 된 건 숙련된 의사의 발 빠른 대처 결과였다.

16일 보건 당국과 병원 측에 따르면 29번 환자를 진료한 응급의학과 A 교수는 X레이 검사 결과를 받아본 뒤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심근경색에 대비해 심장 크기 등을 확인하기 위한 기본 검사였지만 폐렴이 의심된 것. A 교수는 즉각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의뢰했고, 여기서 바이러스성 폐렴 소견이 확인되자 곧바로 29번 환자를 격리 조치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뢰했다.

15일 오후 11시경 나온 첫 번째 검사 결과는 ‘미결정(음성과 양성의 경계선상)’. 병원은 환자의 검체를 질병관리본부(질본)로 보내는 한편 16일 오전 1시 30분경 환자를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질본의 2차 검사 결과 29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7일 질본이 코로나19 의심 환자 사례 정의를 확대한 뒤 의료진 재량을 통해 확진 환자를 포착한 첫 사례다.

병원 관계자는 “A 교수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경험했던 덕분에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코로나19#고려대안암병원#9번 환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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