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수습 과정 중 추가 사망자 발견 안 돼
경찰, 1차 사고 낸 운전자 조사 등 사고 원인 분석 중
완주 방향 상행선 통행 정상화 "2~4주 걸릴 듯"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사매 2터널의 현장 정리가 사고 발생 32시간여 만에 모두 마무리됐다.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18일 오후 11시께 터널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탱크로리와 곡물 운반 차량을 견인, 사고 차량 수습을 마쳤다.
전날부터 발견된 사망자가 모두 탱크로리와 곡물 운반 차량 주변에서 나옴에 따라 이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추가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까지 실종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색에서 나온 유류품 등을 확인, 사망자 5명 가운데 탱크로리 운전자 김모(44)씨와 곡물을 실은 화물차량을 운전한 박모(58)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나머지 3명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으며, 감식 결과는 빠르면 20일께 나올 전망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전날 소방과 한국도로공사, 국과수 등과 1차 합동 감식을 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1차 사고 원인 제공자로 25t 화물차량 운전자 A씨를 지목, 조사 중이다.
도로공사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참고하면 이번 사고는 장갑차를 실은 수송차를 뒤따르던 25t 화물트럭이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승용차 여러 대가 사고 현장에 멈춰 섰고, 뒤따르던 질산을 실은 탱크로리와 곡물 운반 차량 등이 이를 잇달아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커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17일 낮 12시20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에서 앞서가던 장갑차를 실은 수송차를 들이받았다.그는 “앞서가던 차량이 감속해 엔진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려고 했지만,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수송 차량 위로 올라탄 상태로 끌려가다가 차량이 이탈된 후 조향이 불가능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사고 후에는 경미한 접촉사고에만 그쳤으나 이후 속도를 줄이지 못한 탱크로리 화물차량들이 사고행렬을 덮치면서 피해가 커졌다.
질산을 담은 24t 탱크로리 화물차가 사고로 멈춰있던 차들을 덮쳤고, 이어 PVC 탱크로리 곡물 트레일러가 연달아 부딪혔다.
사고 충격으로 질산 1만8000ℓ를 실은 탱크로리 차량에 불이 붙으면서 터널 부근은 검은 유독가스로 뒤덮여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차량 블랙박스와 CCTV, 사고기록장치, 운전자 진술 등을 종합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차량 과속 및 차간거리 유지 여부 등 교통법규 위반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도로공사는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오수IC~북남원IC 구간(13.7㎞) 순천 방향 하행선을 개방하고 차량 진입을 허용했다.
그동안 터널 하행선은 상행선에서 난 사고로 전날 오후부터 차량 통행이 통제됐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완주 방향 상행선은 당분간 통행 재개가 어려울 전망이다. 도로공사와 경찰은 통행 정상화까지 2∼4주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고 충격으로 파손된 터널 시설을 보수하고 내부에 남아 있는 차량 잔해, 유류품 등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리 작업 후에는 종합안전진단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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