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인 3월 학평은 학생들에게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시험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모의고사일 뿐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아니니 철저하게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실험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3월 학평 결과, 내 점수는 아니다
3학년 학생들은 3월 학평이 자신의 객관적인 실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표준화된 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부와 풍부한 실전 모의고사 경험이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막 고3이 된 학생들은 학습의 절대량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수능이 주는 압박감 속에서 제대로 된 실전 대비 훈련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현재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1∼2학년 때에는 수능보다는 내신에 더 많은 치중을 하였기 때문에 겨울방학 기간의 짧은 수능 공부로 좋은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일은 학생 자신에게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객관적인 실력 측정은 각종 전국 단위 모의고사와 수능의 출제 경향을 충실히 반영한 사설 모의고사 훈련을 충분히 한 이후에도 늦지 않는다. 다만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이 주는 결과의 의미를 냉정하게 분석함으로써 이후 있을 시험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교훈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2002년 월드컵 대비 친선 경기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체코에 5-0으로 졌었다. 하지만 이후 대표팀은 여러 차례 친선 경기에서 자신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수정·보완해 나가는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결국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내지 않았던가!
■ 철저하게 실험의 장(場)으로
국어영역은 수능 1교시로 오전 8시 40분에 시험을 치른다. 의학 전문가들은 사람의 두뇌가 충분히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잠에서 깨어난 후 3시간은 지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평상시에 학생들은 오전 6시 이전에 일어나서 국어 시험을 대비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시험장에서 예상치 못한 컨디션 난조로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간이나 집중력 분배에 있어 이 같은 문제는 두드러진다. 따라서 국어영역은 국어 실력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시험 당일 컨디션 관리와 자신에게 맞는 문제풀이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3 학생들이 3월 학평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실험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모의고사 전날 - 저녁 식사 종류, 적정 공부량, 원활한 수면 여부와 수면유도법
② 모의고사 당일 - 아침 식사 유무, 기상 시간, 긴장 유무,
두뇌 예열 국어 자료, 간식 및 점심 종류
③ 모의고사 시험 중 - 문제풀이 순서, 시간 분배, 집중력 분배,
선지 분석, 고난도 문제 대응 훈련
④ 모의고사 이후 - 결과에 따른 성공&실패 원인 분석,
기록 및 대안 제시, 적용 방안
■ 육분의 일만큼은 중요하다
서울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는 지난해 2019학년도 수능과 3월 학평 간의 등급 변화 추이를 조사한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3월에 1등급을 받았던 학생이 실제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을 확률은 36.9%였고, 그 외의 등급으로 떨어질 확률은 63.1%였다. 또한 3월에 2등급을 받았던 학생이 수능에서 1등급으로 상승할 확률은 12.9%였고, 유지는 23.1% 하락은 64.1%였다.
이 중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1등급을 유지했던 36.9%의 학생들과 1등급으로 상승했던 12.9%의 학생들이다. 적어도 이들은 매번의 모의고사를 실험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성적 향상의 밑거름으로 삼았던 학생들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고3 학생들이 수능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길 원한다면 3월 학평의 결과를 그 자체로 중요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수능을 보기 전 총 여섯 번의 전국 단위 모의평가 중 하나의 성장 과정으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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