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합법’ 택시업계 반발…“코묻은 돈 뺏는게 혁신이냐”

법원, '타다 논란' 1심 무죄 선고
이재웅, 판결 후 시종일관 미소
택시업계, 거친 욕설 등 반발해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불법으로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 쏘카 대표 측에 무죄가 선고되는 순간 법정 내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이 대표는 미소를 지었지만, 택시업계는 욕설을 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쏘카 자회사 브이씨앤씨(VCNC) 박재욱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쏘카와 VCNC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12분께 법정에 출석하면서 “선고 후 말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취재진이 ‘법원 판단을 앞두고 심경 한마디를 해달라’고 물었지만, 선고를 앞둔 상태에서 발언을 자제했다.

법정에 들어선 후 피고인석에 앉은 박 대표는 굳은 표정을 보였지만, 이 대표는 변호인과 웃으며 대화를 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타다 서비스가 불법 콜택시인지, 혁신적 렌터카인지를 두고 법원이 첫 판단을 내리는 재판인 만큼 관심은 컸다. 재판 시작 1시간 전부터 법정에 들어서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재판 시간인 오전 10시30분이 가까워지자 150석에 달하는 417호 대법정이 빈틈없이 가득 찼다. 이 사건을 고발한 택시업계 관계자들도 법정을 상당수 채워 재판을 지켜봤다.

박 부장판사가 법정에 들어서고 재판이 시작됐다. 박 부장판사는 선고를 하는 동안 이 대표와 박 대표, 두 법인 대리인에게 모두 서 있을 것을 요청하며 23분간 판결문을 낭독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와 형벌은 법률로 정해져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를 강조한 뒤 타다 서비스가 모빌리티 플랫폼을 연결해 구현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렌터카 서비스라고 결론 지었다.
아울러 택시보다 비싼 요금에도 타다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은 시장의 선택인 점 등을 종합해 타다를 합법적인 렌터카 서비스라고 규정짓고, 이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가 선고된 직후 법정 분위기는 상반됐다. 이 대표는 미소를 띠며 휴대전화를 통해 페이스북에 환영하는 입장문을 올렸고, 박 대표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변호인들 역시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반면 무죄 취지의 판결을 이어갈수록 웅성거리던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박 부장판사가 “범죄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자 크게 반발했다.

일부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이게 왜 무죄야”라며 소리를 질렀고, 일부는 욕설을 해 경위로부터 퇴정당하기도 했다. 또 “코 묻은 거 뺏어 먹는 것이 혁신이냐”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판결 후 법정 밖에서도 극명한 대비는 이어졌다. 박 대표가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는 사이에, 이 대표는 옆에서 미소를 보였다.

이와 달리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법정 밖에서 경위와 충돌하고, 박 대표가 말하는 와중에 거친 욕설을 내뱉는 등 무죄 판결에 대한 분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