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신천지 슈퍼 전파·증상자 더 있어”…31번 접촉자 166명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9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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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증상 발생…의료기관·교회·호텔 방문
의사 코로나19 검사 권유→거절…"처벌 못해"
질본 "신천지 교회서 슈퍼 전파 사건 발생해"

대구에서 확인된 국내 31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이달 7일 증상 발생 후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으며 대구 신천지 교회, 대구 퀸벨호텔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는 166명이며 대구·경북에서 추가로 확인된 확진 환자 15명 중 10명은 같은 교회, 1명은 새로난한방병원 직원 등이다.

방역당국은 31번째 환자를 포함해 3일 만에 11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신천지 교회 사례를 ‘슈퍼 전파 사건’으로 분류하되, 감염 경로 등을 알 수 없는 만큼 다수전파 환자에 대해선 특정하지 않았다.

◇31번째 환자 한방병원 입원 중 두차례 교회 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9일 31번째 확진 환자(61세 여성, 한국)에 대한 역학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이 환자는 7일부터 17일까지 대구 수성구 소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으며 현재까지 해당 의료기관에서 접촉자 128명으로 확인됐다. 의료진 및 직원 49명, 재원환자 32명, 퇴원환자 37명, 보호자 등 10명이다. 입원 중이던 재원환자 32명은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접촉자는 자가격리 등 조치 중이다.

환자는 입원일인 7일 오한 증상이 발생했는데 이때를 기준으로 하루 전인 6일부터 격리 시점인 17일까지 12일간 의료기관, 교회, 호텔 등을 방문했다. 새로난한방병원 접촉자를 포함한 31번째 환자의 접촉자는 총 166명이다.

방문한 장소 및 접촉자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중이다.

증상 발현 하루 전인 6일에는 오전 9시30분께 자신의 자동차로 대구 동구 소재 회사에 출근했다.

7일에는 자기 자동차로 오후 5시께 대구 수성구 새로난 한방병원에 방문해 외래 진료를 받았다. 잠시 자신의 자동차로 자택에 귀가한 뒤 오후 9시께 다시 자신의 자동차로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다.

8일에는 새로난한방병원 입원 중이었다.

입원 중이었던 9일에는 오전 7시30분께 자차로 대구 남구 소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이하 대구 신천지 교회)를 방문했다가 2시간가량 뒤인 9시30분께 자신의 자동차로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으로 이동했다.

10~14일 닷새간은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입원 중이었다.

15일에는 오전 11시50분께 택시로 대구 동구 퀸벨호텔 8층에 방문했으며 점심식사 후 택시를 타고 새로난한방병원으로 돌아갔다.

16일에는 오전 7시20분께 택시를 타고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로 이동해 2시간 정도 뒤인 오전 9시20분께 택시를 이용해 새로난한방병원으로 되돌아갔다.

17일 오후 3시30분께 지인의 차량으로 수성구 보건소를 방문한 31번째 환자는 오후 5시께 택시를 이용해 새로난한방병원으로 이동 중 다시 보건소로 이동, 오후 6시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의사, 코로나19 검사 권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31번째 환자는 입원 중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권고를 받았지만 해외여행력이 없고 증상도 가벼워 이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1번째 환자의 경우 의사가 검사를 권고한 것”이라며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 제42조에 따르면 감염병 환자로 의심되는 환자에 대해 공무원이 조사 또는 진찰을 해야 한다. 환자가 진찰을 거부하면 공무원이 환자와 의료기관에 동행해 진찰을 받게 해야 한다. 이를 거부한 환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

그러나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진단검사를 거부한 31번째 환자가 감염병예방법 42조를 위반하지 않았다. 보건소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조항이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이 조항을 적용하려면) 감염병 환자 등이라는 것에 대한 강력한 의심이 있어야 한다”며 “(이 법은) 보건소나 지자체장에 적용되는 것이지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1번째 환자는 코로나19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조항을 적용하지 못한다”며 “(이 조항은) 시장, 군수, 구청장이 판단할 때 의심이 드는 환자가 거부할 때 강제처분을 한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31번째 환자를 두고 이 환자가 격리를 거부한 채 의료진과 몸싸움까지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정 본부장은 “경찰청과 현재 대구에 나가 있는 (즉각대응)팀을 통해 사실무근임을 확인했다.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로 판단해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1번째 환자는) 치료를 잘 받고 계신다”고 전했다.

◇신천지 교회서 ‘슈퍼 전파 사건’ 발생…“증상자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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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이번에 등장한 대구 신천지 교회를 ‘슈퍼 전파 사건’ 발생 장소로 규명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처음이다.

31번째 환자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 전 14일간 2번, 증상이 나타난 7일 이후 2번씩 총 4회 대구 신천지 교회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교회 접촉자 중 18~19일 이틀에 걸쳐 34번(24세 남성, 대구), 35번(26세 여성, 대구), 36번(48세 여성, 대구), 37번(47세 남성, 경북), 39번(61세 여성, 경북), 41번(69세 여성, 경북), 42번(29세 여성, 대구), 43번(58세 여성, 대구), 44번(46세 여성, 대구), 45번(54세 여성, 대구) 등이 추가로 확진됐다.

접촉자 가운데 33번째 환자(40세 여성, 대구)는 새로난한방병원 직원이었다.

이처럼 11명의 확진 환자가 17~19일 3일 만에 확인됨에 따라 방역당국은 이 교회에서 ‘슈퍼 전파 사건’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슈퍼 전파 사건이란 동일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2차 접촉자가 특별히 많은 경우를 가리킨다.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까지 31번째 환자를 포함해서 지금 11명이 그 교회와 관련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에 슈퍼전파 사건은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하나의 공간에서 11명이 발생한 것은 뭔가 그 건물 내지는 그 장소에서 이런 대규모의 노출이 있었다는 것은 시사하는바”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중국 이외 지역에서 7명 이상 집단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건 총 4건이다. 우리나라 17·19번째 환자가 참석한 바 있는 싱가포르 콘퍼런스(20~22일)가 6개국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스페인 15명, 베트남 9명, 싱가포르 9명 등에서도 집단 확진이 확인됐다.

다만 31번째 환자가 나머지 10명을 감염시켰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중 누가 먼저 감염원에 노출됐는지 등을 현재로선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누가 감염원이었고 어떤 감염경로를 통해서 확산됐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광범위한 노출의 범위와 어떤 환자가 지표환자였고 누가 노출을 시작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오늘, 내일 조사를 좀 더 진행을 해야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교회 접촉자 가운데선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방역당국은 교회에서의 노출자에 대한 전면 조사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세종·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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