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내부망 ‘기소 분리’ 찬반 충돌
검사들 “개혁 이름으로 개악 우려”… 검찰과장, 반박 글 6개 썼다 삭제
검찰의 수사와 기소 판단 주체를 분리하는 방안 등에 대해 일선 검사들은 찬반으로 의견이 나뉘면서 18, 19일 이틀 연속 충돌했다.
대구지검 상주지청 이수영 검사(사법연수원 44기)가 18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소추기관인 검사는 공소의 제기나 유지뿐만 아니라 수사의 개시 단계부터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검사 인사의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김태훈 검찰과장(30기)은 이날 밤 늦게 이 글에 댓글을 달았다. 김 과장은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하고 피의자를 신문해 증거를 수집하는 형식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가 공감대 형성 없이 밀어붙인다는) 의심이 드셨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적어도 검사장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고 의견이 수렴되는지 기다려 보는 게 순서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구자원 검사(44기)는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상당 부분의 수사권이 경찰에게 부여됐는데 다시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떻게 분리한다는 것인지 선뜻 와 닿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일선에서 일하는 저 같은 검사에게도 회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과장은 이 글에는 “주관 주무과장으로서 회의록을 작성하게 되겠지만 검사장 회의록 전문을 공개한 전례가 제가 알기로는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일선 검사들은 김 과장의 댓글에 다시 “청년 검사가 나름의 결기로 소신을 밝혔는데, 검찰과장이 ‘기다려 보는 게 순서’라는 언급을 하는 것이 직분과 권한에 비춰 적절한지 의문”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많은 일들이 혹 개악은 아닌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글을 다시 올렸다.
김 과장은 19일 오후 “검사들의 자유로운 토론에 방해가 되는 거 같아 글 내린다”며 자신이 올린 댓글 6건을 모두 삭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