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예배후 곳곳 흩어져… 확진 10명중 6명꼴 ‘신천지’ 관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2일 03시 00분


[코로나19 확산 비상]신천지 동선 따라 전국 동시다발 감염


21일까지 확진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10명 중 6명꼴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천지 교인들이 대구와 경북뿐 아니라 서울과 광주, 경남 등으로 퍼져나가며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21일 오후 11시 30분 현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모두 210명, 이 가운데 신천지와 관련된 환자는 133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최초 감염이) 어디인지 조사하고 있지만, (신천지에서) 단일 노출로 인해 집단 발병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 가운데 115명은 대구에 집중돼 있다. 대다수는 9, 16일 남구 신천지대구교회에서 31번 환자(61·여)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다. 나머지 18명 가운데 8명은 경북 경산시(5명)와 영천시(3명)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광주에서 환자 4명이 나왔다. 경남에선 합천군(2명)과 진주시(2명)에서 모두 4명이 발생했고, 서울 서초구와 충북 증평군에서도 각각 1명이 나왔다.

이 가운데 특히 우려가 큰 지역은 광주다. 광주시에 따르면 서구에 사는 A 씨(30)는 신천지 전도사다. A 씨는 15일 동료 교인 2명과 같은 승용차를 타고 대구에 가 하룻밤을 묵은 뒤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3명은 모두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17, 18일 남구에 있는 신천지 교육센터로 출근했다. 센터는 신천지가 공식 예배(수·일요일)가 없는 날 새 교인 모집의 거점으로 활용한다. 광주엔 이런 센터가 50여 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역학조사에서 17일 이후 이 센터에서 접촉한 사람이 6명이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보건당국은 교인 모집 과정에서 추가 접촉한 사람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광주 북구에 사는 B 씨도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갔다가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공기업에서 일하는 직원 30여 명은 자가 격리됐다. 광주시는 확진자들이 관내 음식점과 커피숍, PC방, 헬스장뿐 아니라 전남 고흥군과 담양군의 노인시설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하고 긴급 방역에 나섰다.

20일까지 코로나19 환자가 없어 ‘청정지역’으로 분류했던 경남은 하루 만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도는 확진자 4명 말고도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녀온 교인이 7명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자가 격리 조치했다. 진주시는 ‘신천지 전담팀’을 구성해 시내 예배당 6곳의 교인 1127명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시내 대규모 행사와 복지관 프로그램도 전면 중단했다.

16일 대구에서 신천지 교인인 여자친구를 만난 뒤 충북 증평군의 한 육군 부대로 복귀한 C 대위(31)도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평군은 36명의 원생이 다니는 부대 내 직장 어린이집을 즉각 폐쇄하고, 관내 어린이집 24곳도 해당 부대 관련 직원이나 원아에 대해 귀가 조치하도록 했다. 증평군어린이집연합회는 25일 열려던 수료식을 21일 앞당겨 치르고 다음 주부터 가정학습을 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처음 코로나19로 확진된 D 씨(59)도 12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구는 자체 위기 대응단계를 ‘심각(최고)’으로 올리고 관내 신천지 관련 시설을 전수 조사할 예정이다.

구특교 kootg@donga.com / 광주=이형주 / 창원=강정훈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신천지 대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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