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이 넘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부는 2, 3일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 감염됐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중 600명 이상이 연락이 닿지 않자 대구시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이들의 소재 파악에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현재 전체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300명 이상이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336명 중 코로나19 유증상자는 1276명이다. 연락이 두절된 교인들까지 감안하면 유증상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교인들을 빨리 찾지 못하면 이들과의 접촉에 따른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특정 종파에서 발열과 기침이 있다고 신고한 사람들이 1000명가량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한 며칠간은 그분들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확진 환자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앞으로 2, 3일 이내에 확진자 수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유증상자들에 의한) 전파 여부에 따라 그 다음 상황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 조사에서 유증상자로 파악된 1276명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파견된 공중보건의 51명과 간호사 10명이 검체 검사에 들어갔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중 670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대구시는 23일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그동안 대구시 측이 통화를 시도한 전화 연락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에도 답을 하지 않은 교인들이다. 대구시는 통화 시도만으로는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대구시는 연락이 닿지 않는 670명 중 우선 242명의 명단을 대구지방경찰청에 넘겼는데,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으로 23일 오후 10시 현재 180여 명의 소재를 확인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연락이 두절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의 소재 파악을 위해 지방청 소속 지능범죄수사대, 마약수사대, 광역수사대와 일선 경찰서 형사·수사과 소속 등 모두 618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대구시가 넘겨준 명단과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통화 시도 △실시간 위치 추적 △주거지 방문 △주거지 주변 탐문 등을 벌인다. 대구지방경찰청은 교인들의 주거지와 주변 등을 집중적으로 탐문하기 위해 제4기동대를 ‘코로나19 신속대응 전담 부대’로 지정했다.
앞서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측을 통해 교인 연락처가 담긴 명단을 확보하고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소재 파악을 해왔다. 대구시는 증상이 없다고 답한 교인들에 대해서도 하루 두 차례씩 유선으로 전화를 걸어 자가 격리 이행 상황 등을 계속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이후로 대구 지역 내 신천지 교회 관련 시설 25곳은 모두 폐쇄됐다.
경찰청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23일 ‘경계’에서 ‘심각’으로 높임에 따라 전국 7개 지방청에서 운영하던 재난상황실을 18곳으로 확대했다. 재난상황실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소재 파악 등을 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확진자 상당수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이거나 관련이 있는 사람들로 파악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안전과 본인의 치료를 위해 교인들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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