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과수화상병 막자” 선제적 방역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03시 00분


작년 145개 사과 배 과수원서 발생… 치료제 없어 걸리면 뿌리째 뽑아 매몰
20억원 투입 방제 늘리고 교육 강화

충북 제천시농업기술센터가 과수화상병을 예방하기 위해 19∼21일 지역 내 사과와 배 과수원 농가를 돌며 예찰 활동을 했다.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농업기술센터가 과수화상병을 예방하기 위해 19∼21일 지역 내 사과와 배 과수원 농가를 돌며 예찰 활동을 했다. 제천시 제공
충북도가 지난해 충북 북부를 중심으로 큰 피해를 입힌 과수화상병을 막기 위해 선제적 방역에 나섰다.

24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농기원은 각 시군농업기술센터와 충북원예농협과 협력해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작업 전후 소독 등의 교육과 ‘2020년 과수화상병 제도 개선 변경 사항’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또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충주, 제천, 음성 등에서는 올해 작년보다 1회 더 많은 4회의 방제 작업을 할 계획이다. 미발생 지역도 지난해 1회에 그쳤던 방제를 3회로 늘렸다. 이를 위해 도내 11개 시군에 20억 원의 국·도비를 투입한다.

각 시군에는 과수화상병 대책종합상황실과 식물방제관·전문인력으로 꾸려진 농작물병해충 예찰·방제단이 운영된다. 이들은 과수화상병이 주로 발생하는 5∼7월에 집중적인 예찰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개정된 △과수화상병 공적방제 범위 △손실보상금 지급기준 세분화 △방제비용 실비 지원 등의 내용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교육과 홍보를 강화했다.

주로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인 과수화상병은 나무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라 죽는 증세를 보인다. 아직까지 치료약제가 없고, 구체적인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는 감염 여부 판단이 거의 불가능하다. 전염원 역시 다양한 데다 개방된 과수원의 특성상 차단하기도 어렵다. 과수화상병에 걸리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매몰해야 하고, 그 자리에는 3년 동안 다른 유실수를 심을 수 없다.

충북도 농기원은 과수화상병이 과수원 인부들이 사용한 전지가위나 예초기 등의 도구를 통해 곳곳에 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독하지 않은 전지가위 등의 도구를 통해 과수화상병이 옮겨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세균은 3년에서 20년까지 잠복해 있다가 나무의 면역이 떨어지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경희 충북도농기원 기술보급과장은 “과수화상병은 예방이 매우 중요한 만큼 농작업 전후에는 반드시 작업도구 소독 등의 실천사항을 철저히 지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5월 24일 충주시 산척면의 사과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8월 16일까지 145개 사과·배 과수원에서 발생했다. 충주 76곳, 제천 62곳, 음성 7곳 등이며 피해 면적은 889ha에 달했다. 이들 피해 농가에 지급된 보상금은 270억2000만 원이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과수화상병#충북도 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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