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서 과속, 이젠 딱 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03시 00분


서울시, 어린이보호구역 종합대책
606곳에 무인단속장비 내년 설치… ‘민식이법’ 1년 앞당겨 시행키로
노상주차장도 연내 모두 정리 방침

서초구 이수초등학교 앞에 조성될 이면도로 조감도. 서울시는 스쿨존 도로를 보도처럼 포장하고 어린이용 휴게 시설물을 배치해 차량의 서행운전이나 우회를 유도할 방침이다. 서울시 제공
서초구 이수초등학교 앞에 조성될 이면도로 조감도. 서울시는 스쿨존 도로를 보도처럼 포장하고 어린이용 휴게 시설물을 배치해 차량의 서행운전이나 우회를 유도할 방침이다. 서울시 제공
차량의 과속 주행을 막기 위한 무인교통단속장비가 내년까지 서울시내 모든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설치된다. 어린이 보행자 사고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스쿨존 안의 불법 노상주차장도 올해 안에 모두 사라진다.

서울시는 24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0년 어린이보호구역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어린이의 안전 위협 요인을 최대한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올해는 스쿨존 내 사망사고는 ‘제로(0)’, 중상사고는 2018년(23명) 대비 50% 줄이고 2022년에는 사망과 중상사고를 완전히 없애자는 게 시의 목표다.

이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거북이 운행’(안전속도 준수) △어린이 시야 가리는 불법 주정차 원천봉쇄(시인성 확보) △사고위험지역 맞춤형 시설 개선(안전시설) △등하굣길 현장안전 강화와 시민 공감대 확산(안전문화 정착)의 4대 분야로 추진된다.

시는 안전속도 준수를 위해 2021년까지 관내 초등학교 스쿨존 606곳에 무인교통단속장비를 설치한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올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에 따라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는 2022년까지 모든 초등학교 스쿨존에 단속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1월 말 현재 서울시내 어린이보호구역은 총 1760곳으로, 이 중 단속장비가 설치된 초등학교 스쿨존은 71곳이다. 시는 정부 계획보다 1년 앞서 설치를 마칠 방침이다.

스쿨존이 있는 이면도로의 차량 진입도 어려워진다. 시는 이면도로를 보도처럼 보이도록 포장하거나 주위에 어린이 휴게 공간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우회하도록 유도하거나 장기적으로 차량의 통행 자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도로 폭이 10m 미만인 이면도로 20곳은 제한속도를 시속 20km까지 낮추고, 간선도로의 스쿨존 43개 구간은 기존 시속 40∼50km인 제한속도를 시속 30km로 조정할 방침이다.

스쿨존 안에 있는 노상주차장은 올해 안에 모두 정리된다. 스쿨존에서 학교, 유치원 등의 주출입문과 바로 연결된 도로의 노상주차장은 모두 불법 시설인데, 현재 서울시내에 이런 노상주차장은 모두 48곳이다. 시는 우선 상반기(1∼6월)에 90%를 철거하고, 나머지는 연말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스쿨존 안의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기 위한 폐쇄회로(CC)TV도 올해 안에 50대를 설치해 총 900대로 늘린다. 시의 ‘서울스마트불편신고’,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앱을 이용하면 시민들이 직접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차량을 신고할 수 있다.

스쿨존 추가 지정과 시설물 설치도 진행한다. 시는 학원들이 밀집한 강남구 대치동, 노원구 중계동 등 50곳에 스쿨존을 추가 지정한다. 사고 위험이 높은 67곳에 횡단보도 신호등을 신설하며 ‘옐로카펫’(노란색 삼각형 모양으로 횡단보도 대기공간을 알려주는 표시)도 125곳에 새로 설치된다. 지정한 지 오래된 스쿨존 97곳의 미끄럼방지포장, 방호울타리 등도 정비한다.

이 밖에도 시는 녹색어머니회 등과 5000여 명을 상시 투입해 등하교 시간대의 통학로 안전 관리를 진행하고 학년별 맞춤형 안전교육 콘텐츠도 보급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반드시, 철저히 개선해 서울시를 세계 최고의 보행 안전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 9월 영국 보행시민단체 워크21과 손잡고 ‘워크21’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보행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대회로 2000년 런던을 시작으로 취리히, 뉴욕, 시드니 등에서 매년 열렸으며 아시아 국가로는 2016년 홍콩 이후 두 번째다.

박태주 서울시 보행정책과장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어린이보호구역 개선 방안에 관한 시민 공모전을 여는 등 국내외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서울시#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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