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들 임대료 삭감 적극 나서고 마스크 만들어 이웃에 나눠주기도
대구 시민들은 마스크 보급, 무료 방역, 임대료 감액 등 크고 작은 도움을 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종일 놀이연구소 대표는 중구 동산동 공방 동료들과 함께 재봉틀을 이용해 직접 천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130개를 만들어 쪽방상담소에 전달했다.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힘들지만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하는 마음에 힘을 냈다”고 말했다.
박병규 대구BK종합청소 대표는 지난주부터 달서구 월성동의 홀몸 어르신 10여 명을 찾아 무료 방역을 했다. 최근에는 어린이집이 감염에 취약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역의 한 어린이집을 찾아 방역했다. 박 대표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 주인이 불안하다고 해서 방역을 해주기도 했다”며 “서로 도우면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맛집 소개 페이지를 운영하는 하홍근 대구맛집일보 대표는 21일 매출 하락으로 식재료마저 처리하지 못한 음식점 주인들을 위해 페이스북에 홍보글을 올렸다. 배달, 포장 등으로 재고 음식을 소진할 수 있도록 독려한 것이다. 14곳이 소개됐고 10곳의 재고가 모두 팔렸다. 그의 페이지 구독자는 49만 명 정도다. 하 대표는 “남은 식재료는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음식점 주인들을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홍보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건물주는 임대료를 덜 받으며 어려움을 겪은 세입자들을 돕고 있다. 서문시장의 한 상가 주인은 “이달 임대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2017년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2년 이상 임대료를 감액해서 받았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종로1가의 건물주 이회성 씨(64)도 “4개 층에 음식점 2곳이 입주해 있다. 임대료가 각각 180만 원 정도다. 작은 힘을 보탠다는 마음에 이번 달은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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