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사당국이 다음달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주한미군과 국방부 내에서 대규모 훈련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 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상황을 충분히 파악해서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도 연합훈련의 축소(scaling back)를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양국 군사당국은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예정대로 군사훈련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한국군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주한미군 가족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내부적으로 연기를 검토해왔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할 때 조만간 축소가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고위 당국자는 “한국 상황 자체가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조정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현안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과 관련해서는 두 장관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에스퍼 장관은 “공동 방위비 분담에 있어서 미국 납세자들에게 불공평한 부담은 지워서는 안 될 것”이라며 “동등한 파트너로써 (한국이) 더 분담할 능력이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반면 정 장관은 “지난해 국방예산을 이미 높은 수준인 8.2% 인상했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증가율을 생각하고 협상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외에도 다양한 간접 지원을 통해 기여해오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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