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화관법’ 주민 고지 의무 확대·사업장 단속 강화 동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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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26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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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화학물질관리법(이하 화관법)이 주민의 안전을 제대로 보호 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환경부)는 유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단속과 더불어 고지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화관법은 화학물질 관련사고 발생에 대비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주민 대피 요령 등을 지역 사회에 알리도록 하고 있지만, 대상 업체들이 대체로 소극적인 방법을 택해 인근 주민은 대부분 관련 정보를 모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인천 서구 석남동 화학물질 제조공장 화재 사건에서 인근 주민 대부분은 사고 공장이 어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지, 유해 화학물질 사고 발생시 대피 방법 등을 공장이나 관련 기관에서 어떠한 공지도 들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화학 사고마다 실내에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빠르게 지역을 이탈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대응 방법이 각기 다르지만, 이에 대한 정보를 주민들이 전혀 모르고 있다”며 “고지 방식 개선과 함께 주민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관법이 정한 유해 화학물질 취급에 관한 주민 고지 방법을 살펴보면 ‘우편 등을 통한 서면 통지’, ‘개별 통지’, ‘공청회 등을 통한 집합 전달’, ‘화학물질안전원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 등의 방법 중 하나를 택해 고지하면 되는데, 대부분 사업장이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 방식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주민들은 이 같은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이미 폭탄이 되어버린 유해 화학물질 공장 등을 시민들의 안전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그대로 놔둘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가진 환경부는 화관법을 강력하게 적용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로 관리 감독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 대해 주민 고지 방식을 홈페이지 게재는 필수, 여기에 추가로 나머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화관법이 정한 위해관리계획서와 모든 사업장이 제출해야 하는 장외영향평가서를 하나의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로 합치고, 주민 고지 의무 사업장도 다량의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하는 계획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환경부는 현행법인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을 기반으로 단속을 강화하되, 이번 ‘코로나19’전염병 사태를 감안해 인허가 관련 사항에 대해 유연하게 적용하며,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무료 컨설팅, 융자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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