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 ‘확진자-비감염자’ 섞인 채 격리…‘한국판 크루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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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27일 09시 37분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 © 뉴스1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 © 뉴스1
확진자와 비감염자가 섞인채 외부와 격리된 병원 내에서 2차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슷한 상황에서 확진자가 급격히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의 사례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의 요양보호사는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요양병원의 확진자들은 ‘코호트(cohort)’ 방식으로 격리돼 있다. 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자와 의료진을 묶어 외부 노출을 차단하는 조치다. 바이러스를 해당 공간 안에서만 머물게 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이로 인해 병원 내부에 머물고 있는 비감염자에 대한 2차 감염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아시아드 요양병원의 요양보호사의 경우 병원 내에서 2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이는 다른 직원과 환자에 대한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현재 이 병원에는 193명의 입원 환자가 있다.

확진자가 속출했던 청도 대남병원도 이런 집단감염 사태로 인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창문이 작아 환기가 어렵고, 온돌 방식의 병실이었기에 감염에 매우 취약한 구조였다. 26일 오전 9시 기준 청도 대남병원의 확진자는 114명(10.0%)로, 신천지 대구교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특히 폐쇄·격리 방식의 조치가 환자 상태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코로나19 사망자는 12명인데, 이 중 7명이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했다. 병원 안에서 경증·중증 환자에 대한 분류와 치료를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거기다 건강의 약해진 상황에서 가족과 단절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의료계에선 집단 감염 등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선 중증 환자들을 분류해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개인 병상의 거리를 최대한 띄우거나 커튼으로 막는 등 개별 공간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의 ‘배양지’가 됐던 일본 크루즈선과 같은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정부는 아시아드 요양병원과 대남병원의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타 병원으로 이송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대남병원에선 확진자 중 26명이 외부로 이송됐고, 나머지 확진자는 병원에 남아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 청도 대남병원의 경우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가 구분되지 않아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현재는 이를 구분해 중증 환자를 이송하고 있기에 갈피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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