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 판매 첫날 가보니…“9시부터 대기줄, 구매한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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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27일 14시 43분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 News1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 News1
# 코스트코 가서 사려고 했는데 며칠동안 실패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마스크 살 준비를 했다. 그리고 9시부터 행복한백화점에 줄을 서있었다. 요즘 마스크 사기가 정말 힘들다. 이런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마스크 첫 구매자 정희온 학생, 15·여)

# 아침마다 일어나면 인터넷으로 ‘마스크’ 검색하는게 일이다. 기사를 보고 행사 열리는 것을 확인했다. 수량을 조금만 더 늘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복 마스크 구매자도 막고, 집근처에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동사무소’ 혹은 ‘주민센터’ 통해서 판매를 진행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유모씨, 50·여)

마스크 공적 판매가 시작된 첫날인 27일 행복한백화점에서 만난 시민들의 목소리다. 행복한백화점이 준비한 마스크(크린웰 화사방역용마스크 KF94) 물량은 약 3만개. 판매가격은 1개당 1000원이다. 시중에서 3000원대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1/3 가격이다. 단 1인당 구매 수량은 5개로 제한된다.

◇ 30여명 9시부터 대기, 예상보다 차분하게 진행

이날 행복한백화점 앞에는 9시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이들이 몰려들면서 대기줄이 생겼다. 하지만 30여명 정도에 그치면서 우려했던 혼잡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전 10시반 행복한 백화점 문이 열리자, 열화상 카메라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마치 공항 검색대를 연상시켰다. 행복한백화점 직원들은 방문한 사람들 모두 열화상카메라로 체온을 검사했다. 이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4층에 도착하면, 직원 한명이 손소독제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장에서 판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News1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장에서 판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News1
이날 현장은 수천명이 몰리면서 북적였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사람들은 행복한백화점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모두 차분히 본인들의 구매 순서를 기다렸다.

특히, 개학이 연기됐지만 곧 등교를 앞둔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자녀 2명과 함께 마트를 찾은 김모씨(45·여)는 “아이들만큼은 꼭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게 국가에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매일 이렇게 행사를 한다면 지역주민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줄이 짧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현장에는 뱀의 꼬리처럼 긴 줄이 4층 전체로 늘어섰지만, 20명에 가까운 행복한백화점 직원들이 마스크 판매를 돕고 있어 줄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정부가 심각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천구에서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지금 마스크 일일 생산량이 1000만개에 육박하는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게 말이 돼냐“며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분노로 가득차있다“고 전했다.

이어 ”근무시간에 나와서 마스크를 산다고 줄을 서고, 수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에 이렇게 줄을 서고 있는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같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대해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는 ”오늘 준비한 수량은 약 3만장 가량“이라며 ”현재도 계속 창고로 마스크가 들어오고 있고, 약 17만장 가량이 준비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혹시라도 물량이 부족할 경우, 창고에 보유한 마스크 수량을 추가로 풀 예정이다. 오늘뿐만 아니라 계속 마스크를 판매할 예정이다“이라며 ”매일 아침 ’행복한백화점 홈페이지‘를 통해 마스크 판매여부를 공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일각에서 직원이나 지인이 구매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계속 계산대를 지키며 공정한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Δ우정사업본부 Δ농협중앙회 및 하나로마트 Δ공영쇼핑 Δ중소기업유통센터을 비롯해 Δ기타 식약처장이 정하는 곳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마스크를 판매 중이다.

정부는 지난 25일 마스크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판매처에 출고하도록 의무화하고 마스크 수출도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다고 밝혔다. ’긴급수급조정조치‘는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26일 0시부터 시행 중이다.

◇ 중소기업유통센터 ”코로나 19 극복 위해 앞장…임대료 20%인하 뿐만 아니라, 수수료 동결·인하도 검토 중“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 News1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 News1
중소기업유통센터는 마스크를 노마진으로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입점 상인 임대료 인하 및 수수료 동결·인하를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행복한백화점 입점 소상공인을 위해 다음 달부터 3개월 동안 임대료 20% 인하를 결정했다.

행복한백화점에서 안경점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임대료 인하는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중소기업유통센터의 결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임대료대신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입점 상인들은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신발 매장을 운영하는 한 매니저는 ”우리 매장의 경우에는 임대료 대신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수수료를 인하해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한백화점은 현재 점포 상황에 따라 Δ임대료 Δ임대료+수수료 Δ수수료 등의 3가지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같은 상인의 의견에 대해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수수료 동결 혹은 인하를 현재 검토 중이고 곧 입점 상인들을 위한 정책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대표는 ”코로나 19이후 행복한백화점 매출이 50%정도 감소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공공기관으로서 공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수수료 동결 혹은 인하를 검토 중이고, 매장 상황에 따라 어떤 헤택을 드려야 최고의 혜택이 될 지 고민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노마진으로 마스크를 판매 중인 중소기업유통센터·행복한백화점은 어떤곳?

중기부 산하의 공공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의 행복한백화점‘이 공적판매처로 지정되면서 유통센터와 백화점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지난 1995년 중소기업판로지원을 위해 세워진 판로 전문 공공기관이다. 쉽게 말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유통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유통 과정을 전문적으로 지원해주는 공공기관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Δ브랜드K 운영 Δ오프라인 진출의 테스트베드인 ’아임쇼핑 정책매장‘ 운영 Δ소상공인 판로강화를 위한 ’1인 미디어 플랫폼 구축·운영‘ Δ창업 및 혁신기업의 판로개척 지원을 위한 ’공공구매 지원사업‘ Δ온라인 판로확대를 위한 ’동반성장몰‘ Δ판로지원 플랫폼 ’아임스타즈‘ 등이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 중인 ’행복한백화점‘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품질이 우수한 중소기업제품의 판로지원을 위해 지난 1999년 오픈했다.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5호선) 인근에 위치했다.

’행복한백화점‘은 우수한 중소기업의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장소다. 특히, 최근에는 공공기관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소비자의 니즈(needs)에 걸맞는 곳으로 거듭나기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마스크 판매가 진행 중인 4층인 ’브랜드K관‘에는 혁신적인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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