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7년 전 경남도가 강제 폐업한 진주의료원이 ‘소환’됐다.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맡았던 진주의료원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2013년 2월 26일 폐업 계획을 발표했고, 3개월 뒤 문을 닫았다. 현재 경남도 서부청사로 쓰고 있다.
보건의료산업노조와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등은 진주의료원 폐업 7년을 맞아 성명을 내고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서두르고,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책임자를 빨리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들 환자를 격리 치료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공병원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진주의료원을 강제폐업하지 않았다면 환자를 치료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공공의료기관 비중은 5.7%이며 감염병 환자를 격리 치료할 수 있는 국가지정 음압(陰壓) 병상은 29개 의료기관, 198병상이라고 노조는 밝혔다. 민간 음압병상을 합치더라도 1027개에 불과하다는 것. 보건의료노조는 “진주 사천 남해 하동 산청 등 진주권 공공병원 신설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도 “서부경남엔 경상대병원에만 4개의 격리병실이 있어 나머지 감염병 환자들은 마산의료원 등 먼 지역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다. 서부경남공공병원 설립을 서두르고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6월까지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도민들도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절감할 것이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대단히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마산의료원을 다시 지으며 음압병실을 만들었다. 지금 요긴하게 쓰인다. 지도자의 주요 덕목은 혜안(慧眼)”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보건의료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들은 일제히 “공공의료를 파괴한 과오를 반성해도 모자란 마당에 책임회피용 발언이자 궤변일 뿐”이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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