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이었지만 자가격리 상태… 감염 급증속 가장 우려했던 상황
국내 확진 1766명중 대구 1132명… 환자 절반 아직 병상 배정 못받아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하고 자가 격리됐다가 숨졌다. 단기간에 환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27일 “자가 격리 지침을 받고 대구 달서구 자택에서 머물던 1443번째 환자(75)가 이날 오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내 13번째 사망자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고령인 데다 20년 전 신장 이식을 받은 고위험군 환자다. 22일부터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고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병상 부족으로 입원하지 못하다 27일 호흡 곤란으로 병원으로 이송 중 숨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3번째 사망자는 고령이었고 어느 정도 기저질환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입원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환자는 27일 1132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7시 기준 522명만 병상을 배정받았다. 대구는 병상을 추가해 이날부터 1013개를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의료진 부족 등으로 원활한 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신속한 병상 확보, 증상에 따른 입원 이원화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상이 부족한 가운데 중증 환자가 우선 입원해야 하는 원칙마저 지켜지지 않아 환자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고위험군은 중증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배정하는 게 원칙”이라며 “맥박, 연령, 기저질환으로 중증도를 분류해 고위험군을 판단하는 기준을 어느 정도 만들었다. (이를 근거로) 적절한 병상을 배치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있다”고 대책을 밝혔다.
이날 국내 환자 수는 1766명으로, 전날 대비 505명 늘었다.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늘어나자 정부는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지역아동센터, 경로당, 장애인복지관, 노숙인 이용 시설 같은 사회복지시설과 서비스 14종의 휴관 및 휴무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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