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
韓中日 주가 3%대 큰폭 하락… 다우지수 4.4%↓ 역대 최대 낙폭
골드만삭스 “美기업 제로성장”… IMF “세계 성장률 전망 낮출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의 연쇄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 증시가 폭락하고, 경제성장률과 기업 실적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67.88포인트(3.30%) 하락한 1,987.01로 마감해 2,000 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4일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 증시도 전날 대비 3.6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71% 떨어졌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유럽 증시 급락의 여파로 1190.95포인트(4.42%) 하락했다. 포인트 기준으로는 다우지수 120년 역사에서 가장 큰 낙폭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S&P500지수 소속 기업의 올해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지난해와 동일한 165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성장률이 ‘제로(0)’가 될 것임을 뜻한다.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전략가는 “미국 기업은 올해 순이익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며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면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질 확률을 기존 20%에서 40%로 끌어올리면서 “올 상반기 미국 경제까지 침체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8%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률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성장률도 올해 연간으로 5%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분명히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들이 상당히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가 받는 영향은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은 28일 1월 소매판매액이 전월보다 3.1%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8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2월에는 소비 지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 침체 우려가 잇따르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 인하 시점이 4월로 미뤄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팬데믹이 진정되는 데까지 3∼6개월이 걸렸다”며 “국내 증시의 온전한 회복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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