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첫날 초등교 가보니…“신청했지만 안보냈어요”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일 11시 01분


신청 학생수 53명 중 10여명만 학교에 나와
맞벌이부부들 고민끝에 휴직하거나 부모집에 보내
"어쩔 수없이 보내는 경우 감안, 학급당 10명 이내로"

“돌봄교실 신청은 했지만 불안한 마음도 들고 오후 2시까지만 운영한다는 말에 회사를 휴직하고 아이도 학교에 안보냈어요.”

2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 앞은 드문드문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이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당초 이 학교 돌봄교실에 신청한 학생 수는 53명이었지만 등교시간은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부모들의 출근시간을 넘긴 오전 9시30분께 교실에는 10여명의 학생들만 왔다.

아이들은 입실하기 전 학교 측이 마련한 손소독제로 손을 닦고 체온을 잰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최대 운영시간인 오후 5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당초 신청했던 학생 수보다 적게 왔다”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서 보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6일까지 올해 입학생까지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운영시간은 권고사항으로 각 학교 상황에 따라 오후 2~5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긴급돌봄 신청을 하지 못한 학부모는 돌봄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신청이 가능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을 9일로 연기함에 따라 맞벌이 가정 등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가정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돌봄 지원계획을 발표했지만 경기도 내 신청률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긴급돌봄 신청을 받은 결과 초등학생 76만7514명 중 1만2241명(1.6%), 유치원생 17만692명 중 14.5%(2만4677명)만이 돌봄교실에 참여하겠다고 조사됐다.

전국 초등학생 1.8% 보다도 참여율이 저조했다. 특히 이 학교처럼 신청을 하고도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 실제 참여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교육청은 예측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둔 이해진(37여)씨는 “정부의 취지는 좋지만 교실 안에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도 불안하고 어차피 퇴근시간과 하교시간을 맞출 수 없어 어렵게 휴직을 결정했다”며 “주변에 휴직을 하지 못하게 된 부모들은 부모님 댁에 맡기거나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보낸다며 한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교실은 감염증 특성을 고려해 학급당 10명 내외로 배치할 계획”이라며 “신입생의 경우는 경험이 풍부한 교직원을 배치해 더욱 세심한 돌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고양=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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