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4박스 팔려고 사람 줄세웠나” 분통 터진 제주도민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일 17시 43분


농협 공적 마스크 판매 첫날 오전 8시부터 긴 줄
1인당 3매 수량 제한에 여기저기서 고성 오가
"직장인들은 어떻게 구매하나" 불만 목소리

“고작 4박스 팔려고 사람들을 불러 모았나”

정부의 긴급 조치에 따라 공적 마스크 판매가 시작된 2일 제주시 건입동의 농협하나로마트 제주점에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긴 줄이 만들어졌다.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도내 하나로마트 44곳(서귀포축협 마트 제외)에서 오후 2시부터 마스크 9120매를 판매했다.

물량이 적은 탓에 마트당 180매에서 240매만 매정됐고, 그 마저도 1인당 3매로 구매가 제한돼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행렬이 늘어선 것이다.

뒤늦게 온 사람들은 판매 수량이 얼마 되지 않아 마스크를 살 수 없다는 농협 직원의 말을 듣고 허탈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행여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은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예정된 판매시간이 다가올수록 마트는 북새통을 이뤘다.

마스크는 판매 시작과 함께 약 15분만에 물량이 다 떨어졌다. 마스크 240매가 배정된 하나로마트 제주점에는 1인당 3매씩 구매가 가능해 총 80명에게만 혜택이 돌아갔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긴 줄을 바라보던 한 80대 할아버지는 “줄서는 사람만 마스크를 살 수 있다면 같은 사람이 내일도 살 수 있는 거 아니냐”면서 “행정에서 일괄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균일한 기회를 줘야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고작 80명분 마스크를 가져다 놓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줄 세운 것은 정부가 벌인 쇼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번째로 줄을 선 한모(58)씨는 “아침 8시부터 와서 줄을 섰다”며 “현재 갖고 있는 마스크가 넉넉하지 않아서 아끼고 아껴서 씻으며 일주일 째 쓰고 있다. 빨리 이 시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30대 직장인은 “마스크를 이렇게 줄을 세워 판매하면 직장인은 구매할 수 없어 불합리해 보인다”면서 “마스크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모든 이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한 읍면지역 우체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제주시 애월읍 애월우체국인 1인 5매로 한정해 마스크 70세트를 판매했다.

일부 시민들은 판매 5~6시간 전인 정오께 우체국 앞에 나와 장시간 대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긴 대기시간이 힘이 들어 잠시 자리를 뜬 시민이 판매시각이 다 돼서야 나타나 줄을 선 다른 대기자와 옥신각신 말다툼을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제주에서는 동지역을 제외한 읍면우체국 20개소에서도 공적 마스크를 판매했다. 판매수량은 1인당 5매씩 총 70세트가 준비됐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전국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약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마스크 약 588만장을 공급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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