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자진 출국 신고를 하려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신고 접수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이후 한국을 떠나려는 불법체류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 News1
“18년 만에 한국 떠나요. 코로나 위험해요. 모두 조심하세요.”
2002년 우리나라로 들어온 불법체류자 중국인 A씨는 3일 자진 출국을 신청했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입구에서 대기한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걱정했다.
A씨는 “식당에서 일하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아프게 될까봐 무서워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6시간여 동안 일행들과 대기한 끝에 자진 출국 신고 절차를 마쳤다. 그는 조만간 제주를 떠나 가족이 있는 중국 시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는 250여 명의 중국인이 몰렸다.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불법체류자들로, 마스크를 쓰고 긴 대기줄을 섰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자진 출국을 희망하는 불법체류자는 지난달 24~25일 하루 평균 75명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 2일에는 150명이 접수했다.
지난달 23일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27명에 그쳤지만 일주일 여 만에 열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 코로나19 확산 등과 맞물려 제주를 떠나려는 중국인 불법체류자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제주~중국 항공 노선도 당초 계획보다 연장 운영한다.
3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자진 출국 신고를 하려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이후 한국을 떠나려는 불법체류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News1
제주발 중국행 노선은 지난달 17일 전면 중단됐다가 27일부터 재개됐다.
중국 민영항공사인 춘추항공사는 하루 두 편 제주에서 상해 푸동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운영하고 있다. 탑승률은 40~50%를 보이고 있다.
춘추항공의 제주~중국 노선은 당초 10일까지 임시 운항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으로 떠나려는 이용객 수요가 늘면서 연장 운영이 결정됐다.
우선 28일까지 중국 노선을 운영할 계획으로, 향후 계획은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제주지역 외국인 입도객 수는 총 363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9% 급감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은 총 222명으로 99.9%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불법체류자는 2009년 346명에서 2014년 1450명으로 급증한 뒤 2016년 5762명, 2017년 6218명, 2018년 1만명을 돌파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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