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도, 가전쇼도, IT쇼도…일제히 취소되는 글로벌 행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4일 17시 22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우리는 구글 I/O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글로벌 대규모 행사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 가전, 정보기술(IT)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산업 전방위에서 준비해온 굵직한 행사들이 잇달아 멈춰 섰다.

3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테크 기업 구글은 연례 개발자 대회인 ‘구글 I/O 2020’ 공식 홈페이지에 행사 취소 사실을 알렸다. 올해 I/O는 5월 12~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구글은 “티켓을 구매한 이들은 13일까지 완전 환불받을 것”이라며 “올해 I/O에 등록했다면 내년 ‘I/O 2021’에도 사전 신청 없이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 I/O는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을 비롯해 전 세계 전자, IT 기업들이 매년 참여했고 총 7000여 명이 찾았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의 핵심 기술인 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신규 제품 및 서비스를 공개하는 자리라 글로벌 최대 IT 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지만 올해는 취소가 불가피했다.

5일부터 열흘 동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네바 국제 모터쇼가 취소됐다. 모터쇼 주최 측은 미디어 행사를 불과 사흘 앞둔 지난달 28일 행사 취소를 알렸다. 스위스 정부가 1000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하는 행사를 3월 중순까지 금지함에 따라 급히 행사를 취소한 것이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8세대 신형 골프 GTI’ 모델과 전기차 기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 등을 공개하려던 폭스바겐은 3일 온라인 생중계로 공개 행사와 기자회견을 대체하기도 했다.

다음달 2~5일 키프로스공화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유럽 최대 가전·IT 박람회 ‘IFA 2020’의 사전 행사(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도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4일 취소됐다. 이른바 ‘프리(Pre) IFA’로 불리는 이 행사는 매년 4월 전 세계 60개국 매체를 유럽 지역에 초청해 미리 가전·IT업계의 최신 동향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인 독일가전통신산업협회(gfu)와 메세 베를린은 “참석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며 “이번에 발표하려고 한 내용들은 다른 방식으로 외부에 공유하겠다”고 했다. 매년 한국기업만 100여 곳이 참가했던 IFA 본 행사는 9월 4~9일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5월 19~2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릴 예정인 연례 개발자 행사인 ‘빌드 2020’의 취소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MS는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서 “현재로선 보건당국이 해당 지역 방문을 제한하는 방침을 내리진 않았다”면서도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며 상황이 바뀔 경우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페이스북도 같은 달 5, 6일 개최될 예정이던 개발자 행사 ‘F8’을 취소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일부 행사들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선 아무래도 현지 대형 행사만큼의 비즈니스 미팅이나 신제품 홍보 기회를 얻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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