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장교·군무원 확진자, 병사의 2.7배…통제관리 ‘허점’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4일 17시 26분


26일 서울 국방부에서 마스크를 쓴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26일 서울 국방부에서 마스크를 쓴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군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전시상황’으로 간주하고 군 내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간부와 군무원을 중심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군내 확진자는 육군 19명, 공군 11명, 해군 1명, 해병대 2명 국직부대 1명 등 총 34명이다.

계급별로는 간부(군무원 포함) 25명, 병사 9명으로 확진자 간부 비율이 병사의 3배 가까이 된다.

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시점은 지난달 20일이다. 제주에서 복무 중인 해군 병사가 휴가 기간 고향인 대구를 방문한 이후 부대에 복귀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군은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와 외출, 외박, 면회를 전면 통제하며 확진환자 발생에 대응했지만 이틀 후인 24일 부대 내 내부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자가 군에서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고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군 내 확진자 중 외부에서 감염된 인원은 20여명이며 군 내부에서 2차 감염된 인원은 10여명이다.

군은 중국·홍콩·마카오를 방문한 장병 본인, 해당 국가를 방문했던 가족이 있는 장병들까지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 조치하고 있다.

현재 군 내 보건당국 기준에 따른 격리 인원은 1020여명이며, 군 자체 기준에 따른 예방적 격리 인원은 6250여명이인데 보건당국 기준에 따른 격리자의 경우 전원 1인 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군 자체기준에 따른 예방적 격리의 경우 부대별 여건에 따라 필요 시 코호트(집단) 격리를 병행하되 발열 등 증상 발생시 1인 격리로 전환한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간부들을 중심으로 군 내 확진자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병사들의 경우 휴가 및 면회 통제를 통해 외부와의 접촉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나 부대 밖으로 출퇴근을 하는 간부들의 경우 퇴근 이후 생활을 통제할 수 없기에 감염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물론 하루에 수백명씩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 속에 군 내 확진자의 수는 많다고 볼 수는 없으나 집단 생활을 하는 군 조직 특성상 1명의 확진자라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군은 간부의 감염을 막기 위해 대구지역 부대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1주일 동안 한시적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했다.

지휘관 등 필수인력은 영내 대기 근무를 하도록 했고, 필수인력이 아닌 간부 군인과 군무원은 희망할 경우 재택근무를 허용하도록 했다.

대구 이외의 지역 부대 간부들의 경우 재택근무까지의 조치는 아니지만 부대와 자택 외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지난달부터 격리돼 있던 간부의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간부들에 대한 조치가 조기에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병의 휴가 통제 전에 간부들의 이동에 어느 정도 제한을 걸어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장병들의 제보에 따르면 모 부대에서는 최근 대구로 휴가를 다녀 온 간부가 정상 출근해 발칵 뒤집히는 일도 있었으며 지난달 25일에는 앞서 대구를 방문해 자가격리 중이던 해군 부사관 A씨가 외출해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시민과 시비가 붙는 일도 있었다.

이 역시 군이 간부들에 대한 관리를 적절하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군은 대구 지역 부대에 내린 한시적 비상근무체제를 한 주 더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통해 해당 지역 간부들의 부대출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 이외 지역의 경우 대구 수준의 통제는 아니더라도 간부들이 퇴근 이후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권고하고 이를 ‘번개통신’(위치 파악을 위해 전화로 연락을 하는 것)으로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간부들의 부대 밖 동선을 100% 통제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직 계통 등에서 나름대로는 확인을 하면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에서는 전혀 신경도 쓰지 못하는 대상들마저도 군에서는 격리 중”이라며 “군의 방역을 위한 노력과 대응은 민간보다 오히려 더욱 철저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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