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3시 18분경 제주 제주시 우도 남동쪽 74km 해상에 있던 서귀포 선적 해양호(29t)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배에 타고 있던 선원 8명 가운데 2명은 구조됐으나 한국인 1명과 베트남인 선원 5명 등 6명은 실종됐다.
해양호 선장과 선원들은 그물을 바다에 던져놓고 잠을 자다가 갑자기 선체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불을 처음 목격한 갑판장 김모 씨(48)와 선장 김모 씨(60)는 무선 통신기를 통해 비상상황을 인근 어선 등에 전파했다. 갑판장 김 씨는 “호흡 곤란으로 깨니 선미 침실 쪽은 불길이 심했다. 조타실에서 취침하던 선장을 깨워 바다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바다로 탈출한 선장과 갑판장은 무선을 듣고 긴급하게 달려온 수복호에 의해 구조됐다. 나머지 한국인 선원 이모 씨(58)와 베트남인 선원 응모 씨(25) 등 6명은 실종됐다. 실종 선원들은 배에 남았는지, 바다로 탈출했는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수복호 선장 김모 씨(51)는 “무선을 듣고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해양호 선수와 선미는 이미 불에 타 뼈대만 남았고 2명이 바다에서 닻줄을 잡고 구조를 기다렸다”며 “2명을 배로 끌어올린 뒤 해양호 주변을 돌면서 수색했으나 다른 선원을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해양호는 이날 오전 7시 23분경 침몰했다. 해양경찰은 사고 해역에 경비함과 헬기를 급파하고 어업지도선, 어선, 일본 관공선 등과 함께 실종 선원을 찾고 있다. 수중무인탐사기를 탑재한 해군 청해진함도 투입됐다. 사고 해역에는 3m 내외 파도와 초속 14∼16m의 강한 바람이 불어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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