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남편 징역 20년, 아내 장기 15년~단기 7년
2심 "검사항소 없어 아내 징역 7년까지만 가능"
남편 "잘못 인정"…아내 "인정하나 예견 못했다"
생후 7개월 딸을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해 살인 혐의로 기소된 부부에 대해 검찰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검찰이 따로 항소를 하지 않아 이들의 양형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비난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검사에게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5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의 심리로 진행된 남편 A(22)씨와 아내 B(19)씨의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등은 지난해 5월25일 오전 7시부터 31일까지 6일간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 자택에서 생후 7개월인 C(1)양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은 당시 검찰의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여 A씨에 대해 징역 20년, B씨에게 징역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검찰에 대해 “B씨의 경우 1심에서 징역 장기 15년~단기 7년의 부정기형을 받았는데 현재 성인이 됐다”며 “법률상 검사의 항소가 없으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판결을 할 수 없어 단기형인 징역 7년을 넘길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 역시 B씨와 양형을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1심의 징역 20년은 대폭 조정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며 “이건 검찰이 실수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A씨 측은 이날 “A씨가 수사과정에서 보여준 행동들이 C양에 대한 죄책감을 희석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뒤늦게나마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며 선처를 구했다. A씨 본인 역시 최후진술에서 “항소심에 와서 생각해보니 어떤 이유든 결과상으로는 제 잘못이라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B씨 측은 “부부의 도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는 C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다 인정하고 수사기관이나 재판과정에서 인정하지 않은 적은 한번도 없다”며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책임감이 없어보이지만 당시 B씨의 정신상태는 아이를 생각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또 “부작위와 관련된 살인죄가 죄명인데 이는 예견 가능성이 중요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며 “B씨는 C양의 사망 전 A씨가 집에 방문했기 때문에 분유를 먹였을 것이라 생각했고, 사망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B씨 본인은 이날 “잘못했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26일 오후 2시에 서울고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C양은 지난해 6월2일 딸 부부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외할아버지가 이 아파트를 찾으면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C양은 머리와 양손, 양다리에 긁힌 상처가 난 채 거실에 놓인 라면박스 안에서 숨져 있었다.
A씨 부부는 당초 아동학대치사죄로 구속 후 송치됐으나, 검찰은 이들 부부에 대해 살인죄로 죄명을 변경하고,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2개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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