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6000명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를 물리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면서 병상이 없거나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안타깝게 숨지는 사연들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사망자수는 36명이다. 4일과 5일 이틀에만 5명이 숨졌다. 하루 걸러 하루 나오던 사망자 관련 뉴스는 이제 오전과 오후를 넘어 시간 단위로 나오고 있다. 1번째 사망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로부터 불과 보름만에 36명이 숨진 것으로, 하루 2.4명이 숨진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전체 확진자수의 90%를 차지하는 대구, 경북의 경우 병상부족으로 인해 집에서 자가격리 중 숨지거나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듣기도 전에 숨지는 등의 일이 이어지고 있다.
32번째 사망자인 A씨(78)는 3일 오전 7시49분쯤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후 대구 수성구 자택에서 입원을 대기하다 오후 3시54분쯤 쓰러졌다. 병원 입원을 2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구급대 도착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하는 동안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피나는 노력이 이어졌지만 결국 숨졌다.
대구 11번째 사망자인 86세 여성 B씨도 확진자 폭증으로 집에서 병상을 기다리다 숨졌다.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던 이 여성은 판정 이틀 만에 호흡곤란 증상 등을 보여 자택에서 대구가톨릭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지난달 27일에도 병상 부족으로 한명이 숨졌다. 대구에 살던 74세 남성 확진자는 병상이 없어 집에서 입원 대기를 하다 증세 악화로 병원 이송 직후 훔졌다. 이 남성은 지난달 25일 1차 양성 판정을 받고 26일 최종 확진 후 치료 병상이 없어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구 4번째 사망자인 69세 여성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 중에 증세 악화로 병원 이송 직후 숨졌다. 이 여성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가 28일 오전 갑자기 악화된 증상으로 응급차량을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이미 이송 중에 심폐소생술을 할만큼 위중해졌고 결국 병원 이송 후 얼마 되지 않아 숨졌다.
이처럼 병상부족으로 인한 사망사례가 잇따르자 대구의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 시민은 ‘대구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픕니다’란 제목의 청원을 통해 “폐렴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을 할 수 없어 4살 난 쌍둥이와 6살 난 딸, 와이프가 있는 집으로 후송됐다” 며 “신천지와 해외여행자가 아니면 폐렴 확진을 받고도 입원할 수 없다. 도와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지난 2일 올라온 이 청원글은 현재까지 8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대구시가 4일까지 확보한 대구·경북 내 생활치료센터는 모두 6곳이며 수용 가능 인원은 1189명이다. 천주교대구대교구 한티피정의집(222실)은 5일, 경주 더케이호텔(212실)과 대구은행연수원(150실)에는 6일 환자들이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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