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사투 현장]
박능후 “신천지 조사 끝나면서 감소… 한국 코로나 대응, 세계 표준 될것”
병원→센터 옮긴 경증환자 81명뿐… 대구 중증환자 병상 여전히 부족
생활치료센터 늘려 병상 확보 시급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일 731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272명 늘었다. 하루 증가 폭이 20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11일 만이다. 퇴원 환자도 12명 늘어 130명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구 지역 신천지예수교 교인들 조사가 거의 끝나면서 (환자가) 현저히 줄어드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내 검사 방식 등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야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체계를 전면적으로 제대로 다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장관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말이지만 상황적으로 맞지 않다. 우리 방역체계의 우수성은 한두 달 지나야 평가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구에는 병상 부족으로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가 2252명(8일 0시 기준)이다. 중증 환자를 입원시키려면 병원 내 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야 하는데 수용 규모가 부족한 탓이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따르면 입원환자 300여 명 중 38명이 산소호흡기를 써야 하는 중증 환자다. 나머지 환자는 비교적 증세가 가볍다. 병원 관계자는 “40명 정도는 아예 무증상에 가까워 당장 생활치료센터로 옮겨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구 지역 병원 관계자도 “일부 환자는 ‘아무 증상이 없는데 왜 병원에 있어야 하느냐’고 말할 정도로 건강하다. ‘나 같은 사람이 생활치료센터로 옮겨 병상을 비워줘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는 모두 10곳. 8일까지 입소한 환자는 1180명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추가로 한 곳을 개소해 660명을 새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원 중인 경증 환자와 대기 중인 자가 격리자를 수용하기에는 여전히 모자라는 규모다. 병원에 있다가 생활치료센터로 옮긴 환자는 2일 센터가 개소한 이래 8일까지 81명에 불과하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생활치료센터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민간도 협조해야 한다. 정부가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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