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요일별 판매 5부제 시행 첫날
서울시내 약국 앞 대기줄은 감소한듯
마스크입고 전, 헛걸음한 사람들 보여
"언제 들어와요?", "오후에 다시 오라"
다만 "살 수 있어서 다행…경쟁 줄어"
‘마스크 요일별 판매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오전. 서울 시내 약국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헛걸음한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부 약국에서는 줄 지어선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거나 판매를 시작했지만, 대체로 공적 마스크가 입고되지 않은 탓에 빈 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 소재 한 약국에서는 약 15분 사이 10명의 손님이 “마스크 없어요?”라고 묻고 발길을 돌렸다. 이 약국 약사 50대 이모씨는 “오전에 배송하는 곳도 있고 오후에 하는 곳도 있어 시점이 다 다르다”며 “우리도 대략 짐작만 할 뿐 몇 시에 들어오는지 정확히 모른다”고 밝혔다.
이씨는 “(5부제 시행으로) 약국에서는 찾는 이들이 5분의 1로 줄어 좀 여유가 생길 것도 같은데, 입구에 ‘마스크 품절’이라고 안내문을 써붙여놔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긴 한다”고 덧붙였다.
인근 다른 약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마스크 언제 들어와요?”, “오후에 다시 오세요” 등 약사와 방문자들 사이에서는 끊임 없이 질답이 오가는 모양새였다. 다만 5부제 시행 전 약국 앞에 장사진을 이뤘던 마스크 대기줄은 볼 수 없었다.
영등포구의 한 약국에서는 마스크 구매차 방문한 이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기 시작, 오전 8시30분께 이미 순번이 마감되기도 했다. 근처 약국들에서는 ‘공적 마스크 아직 입고 전’이라는 안내문을 붙이거나, “오후에 다시 방문하라”는 설명을 방문자들에게 전달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주 40여명이 대기하던 종로구의 한 약국 앞에는 이날 역시 대기줄이 형성됐으나, 그 규모는 3분의1가량으로 줄은 모습이었다. 이 약국에서는 150개, 총 75명에게 마스크를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전부 판매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고령 어머니 등 마스크를 대리구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약국 약사는 “지난주보다 반 정도로 줄은 것 같다”며 “다만 아직 5부제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만난 대다수 사람들은 빈 손으로 돌아가더라도 “살 수 있어 다행”, “줄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74)씨는 “(주민등록번호 끝자리) 1, 6번에 해당돼서 사러 왔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면 다 없다고 해서 사기 힘들다”며 “그래도 줄을 몇 십명씩 서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는 게 편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마스크를 구매한 송모(39)씨는 “5부제를 시행해서 온 거지 안 했으면 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줄을 설 시간이 없는 탓에 지난주엔 1개도 못 샀다. 다만 바깥에서 하루종일 일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물량이 적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정모(49)씨는 “마스크 구매하는 줄 자체는 조금 줄어든 것 같고, 경쟁이 줄어 심적으로 조금 편안해진 느낌”이라면서도 “2장을 누구 코에 붙이겠냐”고 했다.
중국에서 온 지 6년이 지났다는 박모(29)씨도 “마스크 살 수 있는 곳이 없어서 황사를 대비해 사둔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며 “정부가 현 상황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티가 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부 고연령대의 경우 자신의 차례를 헷갈린 탓에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김모(82)씨는 “380416이니까 끄트머리가 6이다, 구매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씨 외에도 일부 고연령대 방문자들은 약국 앞 안내문을 보면서 갸웃거린 뒤 “오늘 살 수 있느냐”고 묻고 돌아갔다.
이모(29)씨도 “우리 같은 젊은 연령대는 문자 등을 보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어르신들은 무작정 방문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