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가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이 투옥, 탈옥, 재투옥됐던 역사 현장인 인천감리서 주변에 역사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올해 본격 추진한다. 지난해 역사 고증 작업을 마친 데 이어 백범 흔적이 뚜렷한 인천감리서 터를 중심으로 ‘청년 김구 역사거리’와 ‘김구 탈옥로’, ‘김구 축항 노역로’ 등의 역사테마거리를 내년 말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백범은 청년 시절 명성황후 시해에 분개해 황해도 치하포에서 일본인을 살해한 혐의로 1896년 인천감리서에 수감됐다 2년 뒤 탈옥했다. 이어 1911년 신민회 사건으로 다시 체포돼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있다가 1914년 인천감리서로 이감돼 인천항 1부두 축항공사 노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중구는 사업비 17억 원을 확보하고 신포시장 입구의 신포로터리에서 현재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옛 인천감리서 터까지의 폭 2m, 길이 200m 구간에 김구 역사거리를 만들기로 했다.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옥바라지를 했던 인천감리서 근처에 추모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언덕 길목인 이 거리에 조형물과 대형 벽화, 투옥체험공간, 추모공간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들 시설은 공모를 통해 다음 달 말경 선정될 사업자 주도로 역사성을 최대한 살려 제작될 예정이다. 조형물은 임시정부 경무국장의 김구 조형물, 인천감리서 투옥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 곽 여사 조형물 등 3∼5개 정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백범은 1896년 8월 31일, 9월 5일과 10일 세 차례 합동신문 과정에서 의연한 모습을 보여 세간의 화제가 되면서 사형 집행을 받지 않았고, 옥중에서 교육 활동에 힘쓰는 모습이 독립신문(1898년 2월 15일자)에 소개되기도 했다. 백범은 1898년 3월 19일 밤 인천감리서 정문인 삼문(三門)을 통해 탈옥한 이후 그 다음 날 새벽까지 제물포 해변가∼용동마루턱∼화개동 마루터기∼벼리고개(현 남동구 만수동에서 부평구로 넘어가는 고개)를 거쳐 인천 지역을 벗어났다. 이 탈주로는 각종 기록을 통해 고증된 상태다.
구는 탈주로 중 일부 구간을 비롯해 백범이 2차 투옥 때 인천감리서∼인천항 1부두 축항공사 현장을 오가던 노역길을 포함한 총 2.2km도 역사테마거리로 조성한다. 구 관계자는 “탈출로와 노역길에 대한 구체적인 조성 계획은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좀 더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는 또 6월경부터 개항박물관 바로 옆 중구 기획전시실에서 김구 역사테마거리 조성 사업과 관련한 전시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인천과 관련한 김구 선생의 여러 기록물, 사진과 역사테마거리 조성 계획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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