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이틀째인 10일, 약국으로 몰려드는 인파는 다소 줄었지만 약국마다 제각각인 입고 시간으로 시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겪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인근 A약국에 공적 마스크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약국 앞으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사람들을 우산을 쓴 채 자신의 차례가 오길 묵묵히 기다렸다.
인근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한 시민이 대기 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저 쪽에 있는 약국에선 대기 줄 없이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전하자 4~5명의 시민들이 해당 약국으로 뛰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스크 5부제는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약국 등 판매처에서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게 한 제도다. 1인당 주 2매씩 구매할 수 있다. 요일별로 구매자를 분산하면서 한날한시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마스크 쟁탈전’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운이 좋아야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가 수급하는 공적 마스크는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과 백제를 통해 전국 약국에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배송 일정에 따라 마스크가 입고되는 시간은 약국마다 다르다.
마스크 문의와 함께 헛걸음하는 손님들이 많아지자 일부 약국에서는 ‘오후 1시30분 이후 구매 가능’, ‘오전 11시 이후 마스크 판매’ 등 자체적으로 판매 시간대를 정해 안내하기도 했다.
약국에서도 당일 마스크가 언제, 얼마큼 들어올진 미리 파악할 순 없지만 그동안 입고되는 시간을 토대로 입고 시간을 예상, 판매 가능한 시점을 정하는 것이다.
들쑥날쑥 알 수 없는 입고 시간에 몸이 불편한 시민들은 더 난감하다. 이날 A약국에 보행보조기를 이끌고 온 60대 시민은 “얼마 전 척추 수술을 해서 아직 재활 중인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오랜만에 밖에 나왔다”며 “대리구매도 안되니 직접 나오는 수밖에 방법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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