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언제? 기다릴 밖에”…비오는 2일차 시민들 ‘답답’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0일 16시 29분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틑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서 있다. © News1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틑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서 있다. © News1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이틀째인 10일, 약국으로 몰려드는 인파는 다소 줄었지만 약국마다 제각각인 입고 시간으로 시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겪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인근 A약국에 공적 마스크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약국 앞으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사람들을 우산을 쓴 채 자신의 차례가 오길 묵묵히 기다렸다.

인근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한 시민이 대기 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저 쪽에 있는 약국에선 대기 줄 없이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전하자 4~5명의 시민들이 해당 약국으로 뛰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스크 5부제는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약국 등 판매처에서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게 한 제도다. 1인당 주 2매씩 구매할 수 있다. 요일별로 구매자를 분산하면서 한날한시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마스크 쟁탈전’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운이 좋아야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가 수급하는 공적 마스크는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과 백제를 통해 전국 약국에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배송 일정에 따라 마스크가 입고되는 시간은 약국마다 다르다.

마스크 문의와 함께 헛걸음하는 손님들이 많아지자 일부 약국에서는 ‘오후 1시30분 이후 구매 가능’, ‘오전 11시 이후 마스크 판매’ 등 자체적으로 판매 시간대를 정해 안내하기도 했다.

약국에서도 당일 마스크가 언제, 얼마큼 들어올진 미리 파악할 순 없지만 그동안 입고되는 시간을 토대로 입고 시간을 예상, 판매 가능한 시점을 정하는 것이다.

들쑥날쑥 알 수 없는 입고 시간에 몸이 불편한 시민들은 더 난감하다. 이날 A약국에 보행보조기를 이끌고 온 60대 시민은 “얼마 전 척추 수술을 해서 아직 재활 중인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오랜만에 밖에 나왔다”며 “대리구매도 안되니 직접 나오는 수밖에 방법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 한 시민이 주민등록등본 들고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News1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 한 시민이 주민등록등본 들고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News1
공적 마스크는 대리구매가 가능하지만 장애인과 만 10세 이하, 만 80세 이상 또는 장기요양급여 수급자에만 허용된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임신을 해 거동이 불편해도 대리구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직접 약국을 방문해야 한다. 기저질환자나 고령자, 임산부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취약계층으로 꼽힌다.

임신 4개월 차인 김모씨(30대)는 “밖에 나가기도 무서운데, 줄까지 서야할 생각을 하면 착잡하다. 오늘 남편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날인데 나간 김에 대리구매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스크 대리구매를 호적상 가족끼리 가능하게 해달라’ 취지의 글이 수 건 올라오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끊이질 않는 모습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마스크 대란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약국,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의 마스크 입고 및 재고현황 데이터를 전격공개하기로 했다.

정부가 데이터를 공개하면 민간 개발자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마스크 구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양천구는 오는 11일부터 관내 공적 마스크 취급 약국의 판매시간을 평일 오후 6시로 통일한다. 약국마다 상황이 달라 주말에도 판매시간을 통일할 지는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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