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면서 콜센터 업계에도 비상이다. 콜센터 업무 특성상 직원들의 근무 간격이 넓지 않고, 하루종일 ‘말’을 해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도 쉽지 않아 집단 감염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10일 서울 구로구와 인천시, 안양시, 김포시 등에 따르면 서울 18명, 인천 13명, 안양 4명, 김포 확진자 1명 등 총 36명의 콜센터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밤 콜센터 직원 중 최초 확진자인 노원구 9번째 환자 이후 26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온 상황이었지만 계속 늘고 있다.
이 콜센터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로구는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나머지 직원과 교육생 153명에 대해 이날까지 추가 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콜센터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직군 중 하나로 우려를 샀다. 직원들의 업무 좌석이 2미터(m) 내외로 간격없이 배치돼 있고 업무시간 내내 ‘전화상담’을 하면서 말을 하다보니 비말을 통한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한 사무실에 수십명씩 모여 근무하는 형태여서 만약 코로나19 보균자가 있다면 순식간에 확산되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다.
그는 또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콜센터 업무가 상당히 감염 위험이 높은 직군이긴 하지만 병원처럼 콜센터 역시 사회적 필수기능의 하나로 봐야 한다”면서 “1339 콜센터처럼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운영되어야 하는 콜센터도 적지 않은만큼 병원 근무자들처럼 마스크 의무착용, 소독제 사용, 상시 발열체크 및 의심자 즉각 격리 등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콜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이번 집단감염 사태가 “남 일이 아니다”라는 경각심을 갖고 있는 상태다.
콜센터는 현재 주요 기업들의 재택근무 및 원격근무, 배달 등 비대면 생활편의서비스 급증으로 이용수요가 높은 직군이다.
전사 재택근무에 돌입한 SK텔레콤이나 KT도 콜센터만큼은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리점 등을 통한 오프라인 상담이 줄어든 대신 통화품질이나 요금문의, 최근엔 단말기 구매까지 고객센터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고객응대 등 서비스 품질을 위해 콜센터 운영이 불가피한만큼 직원들의 안전과 예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현재 콜센터 자회사 KT IS(수도권)와 KT CS(충청 이남)에 코로나19와 관련한 예방 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KT IS와 CS 사옥을 비롯해 직원 근무 공간을 매일 저녁 방역하고 있으며 콜센터 상담원 외 고객센터 관리자 및 사무 직원은 격일제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중이다.
SK텔레콤도 콜센터 내의 감염 예방을 위해 상시로 사무공간 방역, 개인위생 지침 등을 지키며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경우 콜센터 자회사 ‘서비스에이스’와 ‘서비스탑’을 통해 12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임직원 건강을 위해 최대한의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관계기관의 정책에 맞춰 고객센터 전 임직원의 마스크 착용, 손 세정제 사용, 발열 체크, 건물 내부 수시 소독 등은 물론, 일부 특정 서비스 전담 상담직원에 대해서는 사무실을 이동시켜 근무하도록 조치하는 등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콜센터 등 밀집사업장에서는 기침, 발열과 같은 증상이 있는 직원은 출근을 자제시키는 등의 사업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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