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본격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1일 03시 00분


관광객 늘며 하수처리난 심화… 2025년까지 시설용량 증설
지하화하고 지상엔 공원 조성

하수 처리량이 포화 상태를 넘어선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이 추진된다. 하수 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에서도 하수를 처리하지만 하수 처리난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제공
하수 처리량이 포화 상태를 넘어선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이 추진된다. 하수 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에서도 하수를 처리하지만 하수 처리난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제주지역 하수처리에 다소 숨통이 트인 가운데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공공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해양 오염이 발생하는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제주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하수량은 하루 평균 13만6000t에서 12만7000t가량으로 감소했다. 관광객 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하수처리난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준공 이후 25년이 지나면서 처리량이 포화 상태를 넘은 제주하수처리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현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2025년까지 시설용량을 하루 13만 t에서 22만 t으로 증설한다.

9월까지 기본계획 수립과 입찰안내서 작성을 마무리한 후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을 거쳐 내년 9월 우선 시공이 가능한 공사를 시행하고 2022년 7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한다.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을 공원으로 조성한다. 공사가 이뤄지는 도중에도 하수처리장을 가동하는 ‘무중단 공사 기법’을 도입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국비 1865억 원, 지방비 1865억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을 완료할 때까지 하수처리난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에 그대로 방류되는 일이 잦았다. 바다 오염으로 해녀들의 소득원이 줄어들고 악취 등으로 지역주민들이 구토와 피부 트러블을 호소할 정도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육상 오염원에 의한 연안 어장 복원 중장기 계획 수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 하수처리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하수관 길이가 짧거나 조류가 약해 오염물질이 연안에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지역 8개 공공 하수처리장 가운데 제주하수처리장을 비롯해 대정·남원하수처리장 등도 시설용량보다 하수 유입량이 많은 실정이다. 동부·서부·보목·색달하수처리장 역시 하수처리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해 배출수 기준을 초과해서 100일 이상 정화되지 않은 하수를 방류한 곳이 3곳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양문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지역주민 갈등으로 하수처리 확장 공사가 중단된 곳도 있지만 대화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며 “어려움이 있고 시간도 걸리겠지만 기초를 다시 쌓는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하수처리장#현대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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