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역 서울-경기-인천 광범위 밀집사업장… 확진자 늘어날 듯
모든 접촉자 확인 사실상 불가능… 전문가 “지역감염 3차 피크 우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금융·보험 관련 콜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일 86명(오후 11시 기준)으로 늘었다. 서울 56명, 인천 15명, 경기 15명이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집단 감염이다. 환자들의 거주지는 최소 23개 시군구에 퍼져 있다. 최초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에 따르면 콜센터가 있는 코리아빌딩 11층에서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일했다. 다른 층까지 포함하면 콜센터 직원은 700명이 넘는다. 검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 환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초 확진자는 4일 증상이 나타났다. 다른 환자는 대부분 콜센터 직원과 가족이다. 그러나 콜센터 직원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한 손님 한 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구체적인 동선이 확인된 일부 환자는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콜센터가 있는 건물 근처에는 지하철 1호선 구로역이 있다.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도 가깝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역학조사로 모든 접촉자를 찾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지하철, 광역버스 등을 통한 이동이 활발한 탓에 대구보다 더 광범위한 지역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며 “병상 확보 등 대규모 전파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센터 같은 이른바 ‘밀집사업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방역대책은 주로 다중이용시설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뒤늦게 콜센터 같은 밀집사업장 점검에 나섰다.
최근 대구경북의 신규 환자 발생은 감소세다. 반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구로 콜센터와 분당제생병원 등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집단감염 상황이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3차 유행’을 경고하고 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수도권 등의 지역 감염이 가시화하는 ‘3차 피크’가 다가올 수 있다”며 1차(첫 환자 발생), 2차(대구경북 환자 급증)에 이어 3번째 확산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 파고가 얼마나 클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소 4∼6주에 이르는 큰 파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관련 부처의 대책을 보고받고 “밀집공간의 소규모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철저하게 진단검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