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청년 고용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력파견과 여행업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자 청년 취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체 취업자는 증가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둔화되고 소비감소로 도소매업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는 등 코로나19가 산업별 고용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85만7000명으로 전년동월 390만600명보다 4만9000명 감소했다.
이는 월간 기준 2018년 5월 9만5000명 감소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2월 기준으로는 2013년 2월 19만4000명 감소 이후 7년 만에 최대 감소다.
청년 취업이 갑자기 크게 줄어든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설관리업과 서비스업 취업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2월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만명 감소해 2018년 12월 3만명 감소 이후 1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취업자는 코로나19로 각종 행사 취소가 이어지면서 같은 기간 2만3000명 줄었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취업자도 5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취업자 증가폭이 전달에 비해 둔화됐다. 또 사업시설 관리, 임대서비스업 취업자도 3만5000명 증가해 증가폭이 줄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시설관리 등에서 감소한 부분이 있는데 사업 시설관리 쪽은 인력 파견, 여행업 등이 포함돼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년 취업자 크게 즐고 노인층 일시 휴직자 급증
코로나19의 양향으로 일을 잠시 쉬는 일시 휴직자도 크게 늘었다. 올 2월 일시 휴직자는 전년동월대비 14만2000명 증가해 2010년 2월 15만5000명 증가 이후 2월 기준 1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일시 휴직자의 경우 보통 구직활동이 활발한 1월과 휴가철인 8월에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2월 일시 휴직자 증가는 이례적이다. 노인일자리센터에 일을 소개받았던 노인층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을 쉬게 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각 산업별 고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숙박·음식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2월 취업자 증가폭이 1만4000명으로 둔화했다. 최근 3개월새 8만~10만명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기획재정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1월20일 우리나라를 찾은 방한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19.5% 증가했으나 설 연휴가 지나고 확진자가 점점 늘어난 1월 넷째주 방한관광객은 1년 전보다 16.1% 감소했다. 이후 2월 첫째주와 둘째주에는 각각 방한관광객이 31.2%, 47.9%나 줄었다. 방한 중국인도 1월 넷째주부터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해 2월 둘째주에는 전년동기대비 81.2%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전년동월대비 10만6000명 감소해 2018년 8월 12만3000명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소매쪽에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출 자제하거나 그러다 보면 상대적으로 도소매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가 늘어난 산업도 있다. 운수·창고업의 경우 택배배송 등이 늘면서 2월 취업자가 9만9000명 증가했다.
또 반대로 코로나19 영향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노인이 늘면서 60세 이상 실업자가 전년동월보다 6만6000명 감소하기도 했다. 구직활동을 해야 통계상 실업자로 잡히는데 코로나19로 구직활동마저 하지 않으면서 실업자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일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음이 감지된다”며 “3월 고용동향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되는 등 고용 하방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