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2600만 인구 수도권 전체가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처럼 감염에 취약한 시설과 직장이 많은데다 대중교통이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걸쳐 촘촘히 이어져 있어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와 관련된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 인천에 걸쳐 총 90명에 달한다.
확진자는 서울 62명, 경기 13명, 인천 15명 등 수도권 전역에서 나왔다.
서울에서는 콜센터 소재지인 구로구를 비롯해 영등포·관악·마포·강서·동작·금천·은평·노원·양천·송파·중구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 관련 환자가 없는 자치구를 찾기가 더 힘들다.
경기에서도 부천·안양·광명·김포·의정부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인천도 미추홀·부평·연수·계양·남동·서구 등 곳곳에서 나왔다.
이런 영향으로 이날 0시 기준(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수도권 확진자는 전날 0시와 비교해 서울 52명, 인천 12명, 경기 12명 등 76명 급증했다.
앞으로도 이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총 207명이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 가운데 확진판정을 받는 비율이 대단히 높아 세 자릿수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예상이다.
또 이 건물은 7·8·9층도 콜센터이며 여기서만 총 550명이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다른 입주 회사 직원도 있고 아파트 140여세대도 거주한다. 현재 서울시와 구로구는 이 건물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이들 모두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이렇게 감염에 취약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 콜센터는 구로 콜센터처럼 밀폐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일할 수 밖에 없는 업무환경이 일반적이다. 이런 콜센터가 전국적으로 745개, 서울에만 417곳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콜센터 상담사 직종 자체가 집단감염에 취약한 사무환경”이라며 “보험사뿐만 아니라 카드, 전자제품수리, 정수기 등 다양한 콜센터가 서울에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인구도 많고 경제·산업·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시설 및 업종이 몰려 있는 수도권의 경우 이같은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수도권은 지하철, 버스 등 광역교통망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서로 왕래하는 인구도 많다. 출퇴근시간에는 적어도 수십명이 한 공간에서 밀접하게 붙어있는 상황이 매일 반복되는 만큼 대중교통도 감염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인천의 구로 콜센터 직원 중 확진자 중 13명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서울지하철 1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가운데 7명은 자택과 지하철역을 버스로 오갔다고 한다.
이와 관련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추세는 정체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빠르게 증가하던 확산세가 줄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여전히 많은 확진자들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콜센터 등 밀집사업장에서는 기침, 발열과 같은 증상이 있는 직원은 출근을 자제시키는 등의 사업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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