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피마르는 구직 청년들
주요그룹 채용 보류에 최악 취업난… 500대 기업 28% “안 뽑거나 축소”
올해 상반기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3월이면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이 활발히 진행될 때지만 올해는 대다수 기업이 채용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세로 돌아설지 알 수 없어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GS, 한화 등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 상당수는 상반기 채용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아예 올해 채용을 포기한 기업도 적지 않다.
취준생들은 가뜩이나 좁아진 취업문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말라 죽는 기분”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회원이 170만여 명인 한 취업 정보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백 개의 “막막하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이모 씨(22)는 “토익(TOEIC)을 비롯해 취업에 필수인 자격증 시험도 잇달아 보류됐다. 채용 공고라도 뜨면 희미한 희망이라도 보일 텐데 지금은 정말 절벽으로 내몰린 심정”이라고 말했다.
기업도 상황을 가늠할 수 없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방역 때문에 채용 일정을 잡기 힘들뿐더러 채용 규모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채용 규모를 어떻게든 유지하려 노력하겠지만 지금은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해 있어 ‘채용을 가능한 한 미루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27.8%가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계획 자체를 세우지 못한 기업도 32.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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