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감염원 검역 강화…국내 의료자원 활용 최대화 가능성
어린이집·학교 개학 더 연기할수도…'콜센터' 영업정지 관심
세계보건기구(WHO)가 역대 3번째로 팬데믹 선언을 하면서 그 의미와 향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WHO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팬데믹으로 선포했다.
팬데믹은 세계적인 대유행을 뜻하며 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1~6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팬데믹의 바로 아래 단계인 에피데믹이 1개 대륙에서 전염병이 빠르게 퍼지는 현상을 일컫는다면 팬데믹은 2개 대륙 이상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각국이 감지, 검사, 진료, 격리, 추적하며 대응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면 소수의 코로나19 사례가 집단이, 집단이 지역감염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일단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팬데믹 이후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전 세계 아마 모든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은 일단은 마음속으로는 팬데믹을 각오하고 있으며 ‘팬데믹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의 팬데믹 선언으로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입국 절차다. 현재 114개국 11만800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지난 11일 기준으로 이탈리아 1만149명, 프랑스 1784명, 스페인 1639명, 독일 129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유럽에서만 70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 후베이성 방문자 외에는 입국금지 조치를 한 곳은 없다. 후베이성 외 중국 방문자와 일본, 이탈리아 등에 입국 시 검역을 강화하는 절차만 적용 중이다.
그러나 WHO에 의해 아시아와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공식화되면서 입국금지와 입국검역절차 강화 등이 유럽 대륙 등으로 확대될 필요성이 대두된다.
내부적 방역조치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제적인 방안들이 나올 수 있다. ‘콜센터’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밀집하는 고위험 사업장이나 종교시설 등에 대해 권고를 넘어선 휴업·휴식 조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영업정지가 방역적으로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전격적인 조치가 필요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높인다고 하면, 이런 시설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역대책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의료역량을 최대화하는 조치도 나올 수 있다. 현재 대구와 경북 경산 등에만 선포된 감염병특별관리지역 확대나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이 경우 공공기관 외 민간의 의료자원 활용을 최대화 하는 방안과 지원금 등 예산 투입 확대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22~23일까지 개원·개학이 연기된 어린이집과 유·초·중·고·대학 등 보육·교육시설의 추가 휴원·휴교 조치도 검토될 수 있다. 국내에선 적극적인 휴원·휴교 조치로 학교 내에서 집단발병은 아직 없지만 지난 7일 권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전파 연결고리에 있어서 중요한 집단 중에 하나는 학교”라며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정부는 오전 11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오후 2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브리핑을 하며, WHO의 팬데믹 선언과 관련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팬데믹 선언으로 정부가 심각성을 더 깨닫고 적극적인 방역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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