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방역 새판 짜라”…‘선제적 의료인프라 확보·예방’ 핵심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2일 11시 18분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출근길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News1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출근길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News1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등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방역 패러다임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수도권 내 코로나19 급속 확산이 예상되는 만큼 보건당국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Δ코로나19 전문 의료 인프라 구축 Δ의료진 보호와 의료장비 시급한 확보 Δ호흡기 증상자 신속 검사 Δ집단감염 확산 위험·취약지 조기 차단 및 예방 강화 Δ사회적 거리두기 및 예방수칙 준수 등을 강조했다.

12일 감염·예방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도권 집단감염 선제 대응의 핵심은 코로나 관련 의료 인프라 확보다. 구로 콜센터 등 집단감염 사례는 현재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확산 속도를 늦추기 어렵다. 따라서 감염 확산 현실화를 받아들이고 미리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야 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 내 확진자 격리를 위한 국립·공공병원이나 2차 병원거점, 입원병상, 생활진료센터 등 코로나 전문 대응 의료시설 등을 확보하고 의료진 배치를 하는 등 인프라 구축이 발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도 “대구·경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확진자가 폭증하면 의료 시스템·인프라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대구·경북 확진자들은 (병상이 있는) 수도권이나 부산 등으로 이동하면 되지만 인구가 2600만명인 수도권에서 확진자들은 갈 곳이 없다”며 의료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의료진 보호를 위한 의료장비 확보도 촉구했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장은 “의료진이 감염되는 등 문제가 생기면 (중증) 환자를 볼 수 없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며 “의료진 보호를 위해 의료장비, 방호복 수급도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호흡기 증상만 있더라도 신속 검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집단감염이 현실화한 만큼) 확진자 접촉에 따라 검사를 받느냐 마느냐 따질 시기는 지났다”며 “호흡기 증세가 있고 열이 나면 바로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밀집된 사업장 등은 당국의 행·재정적 지원을 통한 선제적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감신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은 “서울 구로구 콜센터 같은 사업장은 (개인 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재택근무나 유연근무를 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이) 밀집한 소규모 사업장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이런 사업장은 현실적으로 실천이 어려우니 당국이 이를 유도할 수 있는 행·재정적 지원과 개인 위생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가 집단감염 예방책으로 내놓은 관내 콜센터 폐쇄 행정명령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중단 행정명령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창훈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계획을 세웠으면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선제 대응 못지 않게 시민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예방 수칙 등 기본적인 개인 대응도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창훈 교수는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도 다시 한 번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람들과 되도록 거리를 두고,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지 않고,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은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등 기본 개인 위생 수칙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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